'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로 소환되는 서울(남한)과 평양(북한)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재현을 살펴봄
네 명(팀)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서울(남한)과 평양(북한)이라는 한반도의 두 도시를 해석한 신작 발표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024년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혜원 기획자의 '빛나는 도시, 어두운 황홀경―현대 도시의 디스토피아적 이미지들'을 내일(12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SeMA 벙커에서 개최합니다.
이혜원 기획전 '빛나는 도시, 어두운 황홀경―현대 도시의 디스토피아적 이미지들'은 '도시'와 '디스토피아'라는 주제 아래, 실재 혹은 가상의 디스토피아로서 재현되는 한반도의 두 도시, '서울(남한)'과 '평양(북한)'의 이미지를 살펴봅니다.
이번 전시는 최근 국내외 대중문화,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한반도의 두 도시가 디스토피아로 재현되는 흐름에 주목합니다. 특히 서울(남한)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오 서울(Neo Seoul)', '사이버펑크 서울(CyberpuckSeoul)' 등의 별칭으로 유명합니다. 이런 별칭들을 검색하면 수많은 2차 창작 이미지와 인기 게시물이 검색될 정도입니다. 사이버 펑크는 디스토피아 SF의 하위 장르로서 '하이 테크, 로우 라이프(High Tech, Low Life)'라는 전형으로 특징지어집니다. 첨단 기술에 의해 지배당하는 암울하고 억압적인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평양(북한) 역시 서울(남한) 못지않은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로 재현돼 왔다는 것입니다.
↑ 사진: ⓒ Noe Alonzo, Cyberpunk Seoul |
이번 전시는 이런 재현을 가능케 한 두 도시의 다양한 동형적이며 이형적인 조건에 주목합니다. 전시 기획자는 참여 작가 네스토르 시레 & 슈테펜 쾬, 반재하, 정유진, 팀 트라이어드와 함께 도시의 어떤 특성/조건이 디스토피아적 재현을 야기하는지, 어떻게 이런 이미지들이 생산되고 유통됐는지, 그리고 그 이미지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수 개월 간 논의와 연구를 지속해 왔습니다. 모든 참여 작가는 전시 주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한 신작을 선보입니다.
↑ 사진: ⓒ koldun4230, Cyberpunk North Korea. Neo-Pyongyang 2049 | Пикабу |
아티스트 듀오 네스토르 시레 & 슈테펜 쾬은 전시 장소인 세마 벙커에서 영감을 받아 게임 '사이버펑크 2077'에서 재현된 한반도의 도시들을 팬픽션과 팬아트를 통해 확장하는 머시니마 비디오(Machinima Video, 기존의 게임이 제공하는 엔진을 이용해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 설치물, '붉은 시대'를 선보인다. 반재하 작가는 북송사업과 관련된 저널리즘적 재현 이미지를 탐구하며, 탈북민 인터뷰와 당시의 사진 자료를 활용한 영상 설치 및 게임 작품 '96년 8개월의 크로마키'를 발표합니다. 정유진 작가는 기존의 작품과 함께 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사용해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적 도시 재현을 재구성하는 작품 '로봇은 호의로 미소 짓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의해 웃는다. 최근의 인간들도 그렇다'로 참여합니다.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팀 트라이어드는 압축된 영상 스펙트럼과 사운드스케이프를 통해 디스토피아에 대한 인식을 탐구하고, 분절의 감각을 선사하는 작품 '도시재생장치#4: 환상통'을 선보입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이번 전시의 개념적 토대가 된 연구서 '누아르 어바니즘: 현대 도시의 디스토피아적 이미지들'의
SeMA 벙커는 사전예약을 하지 않고 현장 방문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