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필리핀 다이빙 성지에 부끄러운 낙서를 꼬집는 기사들이 잇따랐습니다.
필리핀 보홀의 유명 스쿠버다이빙 포인트인 버진아일랜드에 'KIM', 'SOYUN' 등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당국은 이 장소를 일시 폐쇄하고 조사에 들어갔죠.
보홀 주지사는 산호초 파괴 당사자 정보를 제보하면 현상금 약 118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SNS에 스쿠버다이빙 도중 산호초에 이름을 새기는 가이드 모습이 담긴 유튜버 브이로그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진짜 부끄럽다...거기까지 가서 산호에 저런 걸 새기고 싶을까”, “진짜 국제 망신이다. 부끄럽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문화재에 낙서하고 어디 가든지 낙서하고, 이런 사람들 뭐지? 왜 그렇게 영역 표시를 하려고 하나”, "어디 가서 자기 이름 새기고 그런 건 무슨 생각인지 이해 못 하겠다"며 심리를 궁금해 하는 반응도 내놨는데요.
이런 낙서, 사실 처음도 아닙니다.
중국 만리장성, 태국 국립공원의 산호초,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유명 사찰에서도 한글 낙서가 발견돼 논란이 됐었는데요.
아직 한국인이 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지만, 한국 사람에 대한 비난이 쏟아져 혐한 정서를 부추긴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리 낙서를 하려는 걸까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 존재 욕구와 차별화 욕구가 있기 때문"이라며 "흔적을 남김으로써 남들하고 자신을 차별화 시키려는 심리가 발동된다"고 했습니다.
즉 여행을 가서 자신의 존재를 표시함으로써 ‘이곳에 온 사람’과 ‘안 온 사람’을 구별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낙서한다고 죽어요? 필리핀 간 기념으로 이름 좀 쓸 수도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었고, "00월드에 써도 뭐라고 안 하니까 이제 바닷속까지 들어가서 저 짓을 하고 있네"라며 낙서하는 행위가 점점 확대됐다고 지적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이에 곽 교수는 “사람들은 다수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가치를 더 좋게 생각하기도 하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며 “한 명이 시작하면 따라 하려는 동조현상이 생기고, 결국 다수가 하게 되면서 허락된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산호초에 낙서를 하는 행위는 환경 파괴로 간주되며, 이는 많은 나라에서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어떤 처벌을 받을까요?
필리핀의 해양 보호 및 환경 보존 관련 법령에 따르면 심각한 훼손의 경우 최대 6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호주는 산호초에 낙서하는 경우 최대 약 500만 원의 벌금, 1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미국의 경우 최대 약 6천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자연환경 훼손 처벌 수위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산호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