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증시가 휘청거린 가운데 자세한 내용 경제부 길기범 기자와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길 기자. 코로나 같은 위기상황도 아닌데 역대 최대폭 하락이라니, 대체 이유가 뭡니까.
【 기자 】
네. 오전부터 증권사 관계자들과 통화를 좀 해봤는데, 이들이 꼽은 공통적인 이유는 3가지가 있었습니다.
먼저 미국발 경기침체 현실화입니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이 4.3%를 기록하면서 거의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 지표가 경기침체를 가리키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져 주식에서 돈을 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전세계 반도체주를 비롯해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엔비디아발 악재입니다.
슈퍼 AI칩 설계에 결함이 생기면서 최소 석달은 양산이 지연될 것이라는 소식에 급락하기 시작했고, 뚜렷한 이유없이 동반 상승했던 빅테크주들도 폭락했습니다.
▶ 인터뷰(☎) : 김석환 /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 "(빅테크 기업) 7개 중에 6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는데 뭔가 서프라이즈 한 내용은 없었다는 거죠. 미래 가치를 당겨오면서 계속해서 주가 상승을 보였는데 이제는 거기에 대한 동력이 거의 다 됐다…."
마지막으로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등 중동 정세 불안이 주가 하락을 더 부추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 질문2 】
그럼 전문가들은 증시가 더 빠질 것으로 보고 있나요?
【 기자 】
아닙니다. 전문가들도 오늘의 하락폭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2400선은 지킬 것이라고 봤는데요.
이미 미국의 경기 침체우려나 금리 인하 시기 지연 등은 예상이 됐던 부분인데, 패닉셀 등으로 과한 반응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다만, 코로나 위기때처럼 패닉셀이 나온 뒤 바로 강하게 반등하는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당장 극적으로 개선될만한 경기 지표가 없기 때문인데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 시장에 돈을 풀어주기 전까진 당분간 불안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 질문3 】
어쨌든 금리가 좀 내려가야 숨통이 트일 거라는 얘기군요.
【 기자 】
맞습니다. 미국에서는 벌써 연준이 금리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는 얘깁니다.
따라서 연준이 다시 열리는 9월에는 0.25%p가 아니라 한 번에 0.5%p 내리는 '빅스텝'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글로벌 주요 금융사들은 미 연준이 올해 남은 3번의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질문4 】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곧 내리는 건가요?
【 기자 】
지금 아마 제일 난감한 게 한국은행일텐데요.
보통 한은은 미국이 올리거나 내리면 뒤이어 따라가는 방식을 취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은 금통위가 이달 22일로 먼저 예정돼 있거든요. 미 연준은 9월이고요. 미 연준보다 앞서서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인 겁니다.
가장 큰 불안 요소는 가계부채인데요.
지난 달 가계부채가 3년 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고, 부동산 시장도 계속 들썩이면서 자칫 섣부른 금리 인하가 가계 부채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제 인하도 고려해볼 시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 인터뷰(☎) :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지금 시장 금리가 계속 하락하기 때문에 (금리 동결이) 가계부채든, 부동산 가격 상승세든, 막는 데 제한적이라서 차라리 지금 물가가 잡혔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8월이라도 0.25%p 인하를 해야…."
다만 연준이 결정한 이후에 한은이 결정할 것이란 반응이 가장 지배적이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