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더위와 갈증을 한방에 날려 줄 청량 음료를 더 찾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당 섭취량도 은근 신경이 쓰이는데, 그것도 이제 옛말이란다. 음료 브랜드마다 ‘제로 슈거’ 라인을 내놓고 있으니. 그런데 정말 제로 슈거가 건강 걱정까지 한방에 날려 줄까?
↑ (사진 언스플래시)
식품에서 설탕을 뺀 ‘제로 열풍’이 거세다. 탄산 음료부터 일반 음료와 주류, 과자류에 요리용 소스까지, ‘제로’를 붙인 제품이 속속 등장해 건강과 다이어트를 챙기는 ‘제로 슈머’를 공략한다. 특히 음료 소비량이 느는 여름에는 제로 음료 판매량도 급증하는데, 제로 슈거가 언제나 누구에게나 정답인지 짚어 보자.
설탕의 빈 자리를 대체하는 인공 감미료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아 혈당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칼로리도 거의 없다. ‘인공’이라는 말이 께름칙할 수 있지만, 미국식품의약국(FDA)은 권고량 내로 먹으면 무해하다고 말한다. FDA의 인공 감미료 권장 섭취량 기준, 제로 탄산 음료에 들어가는 ‘수크랄로스’의 경우 체중 60㎏인 성인은 하루 900㎎까지 가능하다. 355㎖짜리 제로 탄산 음료 18개에 해당한다. 하루에 탄산 음료 18개를 마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면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게다가 아스파탐은 이보다 허용량이 훨씬 많다. 그러니 제로 슈거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제로 열풍을 달갑게만 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슈가 제로 열풍, 주의해야 할 이유는?
인공 감미료가 내는 단맛은 설탕의 600배에 이른다. 우리 혀에서 단맛을 느끼는 ‘G-단백질 수용체’가 인공 감미료와 더 강력하게 결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단맛에 내성이 생겨 더 단 식품을 찾게 되는 ‘당 중독’에 걸릴 위험이 높다. 한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다이어트 음료가 오히려 식욕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인공 감미료가 든 음료를 섭취한 여성과 과체중 그룹에서 식욕과 관련한 뇌 영역이 활성화되고 포만감을 전달하는 호르몬 수치가 낮았다는 것이다. 비만 관리에도 제로 슈거가 결정적 해답은 못 된다는 말이다.
‘설탕만 빼면 괜찮다’는 생각부터 바꾸어야 한다. 또 제로 제품을 선택할 때 영양 성분표를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식품 중에는 고도로 가공되거나, 포화 지방과 나트륨, 기타
첨가물이 든 것이 많기 때문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인공 감미료인 소르비톨이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선천성 대사 질환인 페닐케톤뇨증에는 아스파탐이 발달 장애나 발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8호(24.7.1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