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 X 라이즈, 최우식 X 모남희, 챔피온 X 릭오웬스 등 콜라보
↑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 젠틀몬스터X제니(사진 젠틀몬스터 제공) |
컬래버레이션의 빅뱅은 슈프림과 루이비통이 손잡으면서 발생했다. 팔라스 스케이트보드와 폴로 랄프로렌도 힘을 모았었다. 이게 패션 신에서의 2기 콜라보 형태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 럭셔리 하우스 브랜드의 결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는 더 발전하여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 브랜드 간의 협업을 낳기도 했다. 구찌와 발렌시아가, 펜디와 베르사체의 컬래버레이션이 그 대표적 예다.
↑ 푸마 X 에이셉라키(사진 푸마코리아), 환타 모델로 발탁된 라이즈(사진 코카콜라), 챔피온 X 릭오웬스(사진 릭오웬스) |
↑ 최우식 X 모남희(사진 최우식 인스타그램@dntlrdl) |
디토 소비가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제품의 품질 대부분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는 가정이 있다. 그러니 유사한 어떤 것을 사는 데 있어, 자신이 믿고 따르는(특히 취향에 부합하는) 사람, 콘텐츠의 무조건적 동의를 표출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 시대의 협업이 등장한다.
↑ 로에베 X 영화 ‘챌린저스’(사진 로에베 코리아) |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SNS에는 배우 최우식과 인기 캐릭터 모남희의 협업 굿즈가 출시된다는 소식이 업로드되었다. 이 같은 조합은 기존의 협업 방식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오히려 디토 소비 이론에 가깝게 전개된다고 봐야 한다.
최우식은 대중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고, 모남희는 잘파세대로부터 굉장한 지지를 받는 콘텐츠다. 그렇지만 이 콜라보가 체감상 폭발적이진 않을 것이다. 슈프림과 루이비통이 손을 잡았을 때처럼 이걸 사기 위해 밤샘캠핑을 한다던가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우식이든 모남희든 이 두 개 중 하나에 취향이 부합한다면 잘파세대는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그걸 왜 사?”라는 타인의 눈총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 (좌로부터)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 브랜드 콜라×무한의 계단 콜라보(사진 신세계푸드), GS25X베베더오리(사진 GS25 공식 인스타그램 gs25_official) |
게임은 디지털 원주민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는 잘파세대를 관통하는 핵심 아이템 중 하나다. 게임과 더불어 웹툰 및 디지털 세계에서 창출된 캐릭터들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음료 브랜드인 ‘코카콜라’의 브랜드인 환타는 올 4월에 신인 아이돌 그룹 라이즈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환타에 따르면 라이즈에 대해 “원하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독자적인 음악 장르를 통해 개성을 중시하는 잘파세대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데다가, 톡톡 튀는 환타의 즐거운 브랜드 이미지와 어우러져 기존 소비자 층은 물론, 모델을 팬덤을 기반으로 잘파세대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모델 발탁 이유를 밝혔다. 이 협업 역시 디토 소비론에 입각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돌 그룹 라이즈는 K-팝 붐에서 가장 촉망받는 이들 중 한 팀이니, 그 팬덤의 힘에 기대는 형태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이번 콜라보에 대해 GS25는 “이번 상품들에 단순히 인기 캐릭터가 들어간 포장지를 채택한 것뿐 아니라, 내용물의 주재료도 각각 제휴 이모티콘 캐릭터의 핵심적인 개성이 연상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깜자 콜라보에는 캐릭터의 주요 소재인 감자를 원료로 활용했고, 베베더오리 콜라보 상품에는 캐릭터의 노란 주둥이를 활용한 계란 프라이가 주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는 잘파세대 소비자를 콘텐츠 캐릭터로 유입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그렇게 유입된 소비자들의 시각과 미각을 모두 만족시키려는 브랜드의 노력으로 읽혀진다.
잘파세대로 불리는 새로운 소비자들은 남이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지갑을 여는 이들이다. 이들은 좋아하는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식품 하나쯤은 가볍게 살 수 있다고 판단한다. 대신 구매에 앞서 제품의 품질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만 한다는 일반론이 기저에 깔려 있다. 그렇지 못했다면 그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이해될 것이다.
↑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XON 1(사진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 공식 인스타그램 @postarchivefaction) |
5월 말, 성수동에 또 다른 스트리트 컬쳐의 성지라 불리는 ‘키스(Kith)’ 매장이 문을 연다.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스트리트 편집숍인 키스는 로스앤젤레스, 파리, 도쿄 등에 매장을 열었고, 이들 모두 핫플레이스로 자리하고 있다. 서울에 문을 여는 키스도 당분간 뜨거운 플레이스가 될 것이다. 키스는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의 유수 브랜드들과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협업한다. 현재는 슈프림, 팔라스 스케이트보드, 키스와의 협업보다 잘파세대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협업들이 있다.
↑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이 콜라보는 새롭게 부상하는 두 브랜드의 조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잘파세대 소비자들은 바로 이런 것에 열광한다. 굳이 해외의 거대 기업 브랜드가 아니라도,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브랜드 간의 협업이기에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는 말이다. 잘파세대에게는 나이키와 트래비스 스캇의 식상한 협업보다 취향에 맞는 로컬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의 콜라보가 더 멋있어 보인다. 그래서 아더에러, 떠그클럽 등과 같이 국내뿐만 아니라 오히려 해외
[글 이주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및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각 브랜드 및 인스타그램 캡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4호(24.6.1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