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정치권 상황, 정치부 서영수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원래 오늘 본회의 직전까지 특검법 상정 자체가 불투명했는데, 결국 김진표 국회의장이 결단을 내렸네요?
【 답변1 】
김진표 의장은 줄곧 여야가 합의해야만 법안을 상정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그런데 국회법 77조를 보면, 여야 합의가 없더라도 의원 20명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본회의에 안건을 추가할 수 있다고 돼 있고, 그 동의에 대해선 '표결한다'고 돼있습니다.
애초 의장에게 선택 권한이 없는 겁니다.
그럼에도 그간 의장은 정치적 부담을 안고 추가 협의를 요구하며 합의를 이끌었는데, 이제 21대 국회 임기가 마무리 되죠.
미룰 시간이 없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질문2 】
법이 통과 됐다고 바로 실행되는 건 아니잖아요?
【 답변2 】
통과된 법안은 일단 정부로 넘어가고, 대통령은 이송 후 15일 내에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다시 국회에서 재의결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민주당이 오늘 본희의 처리를 밀어붙인 것 역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고려한 건데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달 말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면 재의결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질문3 】
대통령실에서는 바로 유감 표명을 했네요? 또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걸까요?
【 답변3 】
네 대통령실은 즉각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특히 대통령실은 여야 협치 분위기가 조성된 시점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한 것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진석 / 대통령 비서실장
- "일방 처리된 특검법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로 남을 것이란 우려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향후 엄중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다만 거대 야당의 거센 비판이 예상되는 만큼, 거부권 행사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특검 찬성 여론이 우세한 점도 고민스러운 대목입니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처리에 찬성하는 응답이 67%로, 반대한다는 응답보다 3배 이상 많았습니다.
【 질문4 】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 답변4 】
채 상병 특검법이 본회의를 재통과하려면 최소 198표 이상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에서 17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합니다.
앞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은 모두 재의결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릅니다.
오늘 본회의 때 김웅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이탈이 시작됐고요.
앞서 찬성 의사를 밝혔던 안철수 의원이나,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 중에서도 추가로 소신 투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특검법이 재의결 문턱을 넘게 될 경우엔,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고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5 】
그래도 17표 이탈표가 나오기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는데, 만약 재의결 문턱을 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답변5 】
네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22대에선 108석인 국민의힘 내에서 이탈표가 8표만 나오면 되기 때문에, 재의결 절차도 야권에 더 유리해집니다.
다만 국민의힘과 합의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법안 처리 자체는 수 개월 이상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서영수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그래픽 :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