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미묘한 거리를 둔 채 정치적 마이웨이를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
발단은 윤 대통령의 오찬 회동 제안을 건강상 이유로 완곡하게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인데, 이를 놓고 총선 기간 나타났던 윤 대통령과의 아슬아슬한 관계가 다시금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한 전 위원장은 그동안 총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거취 등 여러 현안을 놓고 '국민 눈높이' 등을 앞세워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한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당내 의견도 다양합니다.
김병민 전 최고위원은 오늘(2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선거 내내 그렇게 썩 유기적인 (당정) 관계는 아니었다고 본다"며 "(갈등) 얘기들이 최대한 나오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과 만나야 보수가 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인 강승규 당선인도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서 "한 전 위원장이 정말 많이 피곤해 있을 것"이라며 "지금 쉼표가 필요한 시간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찬 제안 과정을 비판하며, "아무리 지금 한 위원장이 백수 상태이지만 금요일날 전화해서 월요일 오찬을 정하기로 했다는 건 좀 이해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비대위원들한테도 이와 같은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바람직하지 않았나. 연락이 전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을 조금 아는 입장에서 절대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간상으로 본다면 한 1년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다만 본인의 목소리는 앞으로 계속 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 역시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에서 "한 전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정치에 다시 돌아올 것만큼은 확인이 되는 것 같다"면서 "여러분들이 한 전 위원장에게 좀 쉬어야 할 때라고 조언해서 아마 전당대회는 좀 지켜보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말했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