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계가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지난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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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이 낮은 서민 가구는 음·식료품 지출이 줄었지만, 이자 지출은 18% 넘게 증가했습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이었습니다.
9만 9,000원이었던 2022년과 비교하면 1년 새 31.7% 급등했습니다.
이는 통계청이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시행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5.8%)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습니다.
물가 영향을 배제한 실질 이자 비용 역시 2022년 9만2천원에서 11만7천원으로 27.1% 증가했습니다. 이 역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의 증가입니다.
이 같은 이자 비용의 급격한 증가는 가계 코로나19 시기 늘어난 가계부채와 고금리 장기화 상황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를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작년 12월 말 기준 1천886조4천억원(잠정)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또한 2017년 92.0%에서 2022년 108.1%로 5년 만에 16.2%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들어 증가 흐름이 꺾이기는 했지만, 4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입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대출 잔액은 지난해 5월 이후 매달 증가해 지난달 28일 기준 696조371억원까지 늘어났습니다.
코로나 시기 0.5%까지 떨어졌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21년 하반기부터 상승을 거듭해 작년 1월 말부터 현재까지 3.5%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가계 부채가 많이 증가한 가운데 높은 금리가 1년 내내 유지되면서 가구의 이자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자 비용 부담은 서민층과 고소득층에서 모두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실질 월평균 실질 이자 비용은 2만 1,000원으로 1년 전(1만7천원)보다 18.7%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1분위 가구의 소비 지출은 0.9% 증가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은 5.7%, 주류·담배 지출은 8.2% 각각 감소했습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이자 비용 또한 2022년 17만9천원에서 2023년 25만4천원으로 1년 만에 41.7%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은 3.7%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