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공연으로 평가받는 2020년 시즌 ‘렌트’. 공연은 당시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활기를 가장 근접한 프로덕션’, ‘인물을 가장 잘 살려낸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렌트’가 다시 왔다. 24명의 배우는 무대 위에서 그야말로 날아다닌다.
↑ 뮤지컬 ‘렌트’ 공연 사진(사진 신시컴퍼니) |
19세기, 젊은이들은 폐결핵에 좌절했다. 현실과 미래에 번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세기적 고민은 그들의 현실을 암울하게 만드는 직격탄이다. 20세기,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있다. 노력해도 지갑은 텅 비었고 보금자리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비싸졌다. 그럼에도 이곳의 작곡가, 클럽 댄서, 거리 악사, 행위 예술가 등은 ‘오늘’을 포기하지 않고 마음껏 사랑한다.
‘렌트’는 다양하고 풍성하다. 에이즈, 동성애, 마약 중독, 급격한 개발 후유증 등 여러 사회 현상을 담았다.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의 음악은 전율감을 일으킨다. 각각 품고 있는 사연과 고민도 꼬리를 물고 겹쳐진다. 무대 한 쪽에 철탑이 있다. 이 탑은 크리스마스 트리, 아파트의 구불구불한 배기 굴뚝, 교회의 첨탑을 상징한다. 원 세트 무대에서 8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때마다 무대는 좌절의 공간, 축제의 공간, 로맨틱한 공간으로 변화된다.
↑ 뮤지컬 ‘렌트’ 공연 사진(사진 신시컴퍼니) |
1989년 작품을 구상한 조나단 라슨은 진짜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렌트’의 캐릭터를 닮은 친구들과 함께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품고 이스트빌리지에서 살았다. 공연 등장 인물들은 라슨의 진짜 친구들이다. 공연을 하루 앞둔 1996년 1월25일 밤, 라슨은 대동맥박리로 36세의 나이에 짧고 천재적인 삶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은 스태프, 배우, 관객 모두에게 작품을 이해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의 드라마틱한 삶과 죽음은 어느새 ‘렌트’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번 시즌 역시 ‘브로드웨이 12년 총 5,123회 공연’, ‘전 세계 25개 언어로 무대화’, ‘브로드웨이 11번째 롱런 뮤지컬’이란 명성에 어울리는 무대를 보여준다. 터부시되었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을 드러낸 ‘용감한 공연’이다.
↑ (사진 신시컴퍼니) |
장소: coex 신한카드 artium
기간: ~2024년 2월25일
시간: 화~금요일 7시30분 / 토, 일요일 2시, 7시
출연: 로저 – 백형훈, 장지후 / 마크 – 정원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신시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1호(24.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