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태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성근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벌판의 한쪽 끝은 야트막한 산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등성이에서부터 이편 아래쪽까지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심겨있었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일부입니다.
2021년 출간과 함께 작가가 직접 낭독한 겁니다.
해당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습니다.
지난 8월 프랑스에서 최경란·피에르 비지우의 번역으로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습니다.
현지시간 어제(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포르투갈의 리디아 호르헤와 한강이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메디치상은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꼽히는데,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과거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상 수상에 이어 또 한 번 쾌거를 이뤘습니다.
한강은 제목처럼 "닿고 싶은 마음이 끝없는 사랑, 작별하지 않는 마음을 독자들이 느껴주시면 가장 좋을 것 같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태희입니다.
[kim.taehee@mbn.co.kr]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