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우리도 중국 공장에 완전히 속아...모든 고객에 환불할 것"
↑ 캐시미어로 허위 기재된 폴리에스터 머플러 / 사진=연합뉴스 |
여러 국내 주요 쇼핑몰에서 '캐시미어 머플러'라고 광고하며 판매된 제품이 사실은 캐시미어가 아예 포함되지 않은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신사·W컨셉·29CM 등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247 SEOUL의 '캐시미어 머플러'는 쇼핑몰 상품정보에 캐시미어 30%, 울 10%, 레이온 60%의 혼용률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성분 시험 결과 폴리에스터 70.4%, 레이온 29.6%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캐시미어 머플러 상품의 혼용률 시험성적서 / 사진=연합뉴스 |
또 무신사와 수입 업체에 따르면 캐시미어가 60% 포함돼 있다고 홍보한 다른 제품 '프리미엄 캐시미어 머플러' 역시 캐시미어가 아닌 저렴한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고급 양털 머플러로 둔갑한 채 지난 2017년 11월부터 최대 6년 가까이 판매됐습니다.
이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A씨가 이상함을 느끼고 지난 10월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과 에프아이티아이시험연구원(FITI)에 혼용률 검사를 맡기면서 최초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검사 결과를 한 패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고, 이후 업체와 A씨가 협의를 거쳐 지난 10월 31일 커뮤니티의 관련 글을 삭제했습니다. 업체는 판매를 중단하고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업체는 A씨의 지적을 받고서야 검사를 통해 자사 제품에 캐시미어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알았다면서 입장문에서 '캐시미어를 분간할 수 없는 지식 상태로 중국 제조 공장의 말만 믿었으며 의문을 가지지 못했다'고 변명했습니다.
또 "물품을 중국 광저우의 한 공장에서 수입했는데 완전히 속았다"며 "우리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피해자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물건을 팔기 전 의류시험연구원에 품질 검사를 한 번은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엔 "그런 시험이 있는 줄 이제야 알았다"고 답했습니다.
업체 측은 "환불을 희망하는 모든 고객의 환불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고객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무신사 관계자는 "고객의 문의 이후 문제를 인지했고, 해당 브랜드에 공식 소명을 요청했다"며 "앞으로도 입점 파트너 브랜드들이 올바른 판매 정책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관리 및 모니터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신사 역시 두 제품에 대해 고객이 희망하는 경우 구매 시기와 관계없이 제품 회수와 환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프리미엄 캐시미어 머플러' 12색, '캐시미어 머플러' 6색의 제품은 무신사에서 지난 1년간 판매된 것만 8만 6천여 장에 달합니다. 각각 3만 원 초반, 2만 원 초반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지난 1년 매출액이 20억 원가량입니다.
또 현재 대부분의 패션 쇼핑몰에서 두 제품에 대해 판매 불가 조치가 취해졌지만, 허위 기재에 대한 별다른 안내는 없어 환불이 가능한지 모르는 소비자가 상당수일 것으로 보입니다.
무신사를 자주 이용하는 이모(25) 씨는 "쇼핑몰에선 수수료를 받고 판매하면서 기본적인 품질 검증서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뜻인데 앞으로 어떻게 믿고 이용할 수 있겠나"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통신판매업자(판매자)가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한 것은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금지행위로 해당해 과태료, 영업정지,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이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섬유 소재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는 것은 흔하게 보고되지 않는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 서울 247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과문 / 사진=서울 247 홈페이지 갈무리 |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