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치고 너클로 피해자 실명시킨 10대, 감형 왜?

법원 “범행 인정·반성…아직 어린 나이”

↑ 범행도구 된 호신용품 너클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습니다.) / 사진=MBN

교통사고를 낸 뒤 피해자를 둔기로 폭행해 실명에 이르게 한 10대 운전자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오늘(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김경진)는 특수중상해·특수협박·특정경제범죄법상 운전자폭행 등 혐의를 받는 A (19)씨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월 7일 오전 2시 20분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며 후진하다 보행자 B 씨를 들이받았습니다. 이후 B 씨가 차량을 바라보자 그는 곧바로 오른손에 너클을 낀 채 차에서 내려 B 씨의 안면부를 폭행했습니다.

결혼한 지 2년 된 신혼으로 알려진 B 씨는 이 사건으로 홍채와 수청채를 크게 다쳐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1심 법원은 지난 5월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운전하면서 자신의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피해자들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상해를 가하고 협박했으며 이로 인해 한 피해자는 실명의 위험에 처한 중한 상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A 씨 측과 검찰 측은 각각 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에서 A 씨의 형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눈 부위를 폭행당한 B 씨가 결국 실명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A 씨는 ‘특수상해’ 대신 ‘특수중상해’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선처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너클을 착용한 주먹으로 피해자의 눈 부위를 때려 실명에 이르게 했으며 흉기를 꺼내 보이며 위협하고 또 다른 피해자를 때릴 듯 위협했다”며 “범행의 수법 및 피해자 상해 정도 등에 비춰 죄책이 무거우며 보호 관찰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아직 어린 나이로 이 사건으로 9개월 이상 구금돼 있었던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