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 "추가 연구 필요"
↑ 세마글루티드(오젬픽)/사진=연합뉴스 |
2형 당뇨병 치료제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오젬픽)가 예비 임상시험을 통해 1형 당뇨병 초기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밝혀졌습니다.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2형 당뇨병은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1형 당뇨병은 이와 달리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하여 인슐린이 아주 적게 혹은 거의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이 환자는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미국 뉴욕 주립대학 의대 내분비내과 전문의 파레쉬 단도나 박사 연구팀은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3개월이 안 된 성인 환자 10명(21~39세, 여성 5명, 평균 BMI 25.1)을 대상으로 예비 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9일 헬스데이 뉴스에 따르면 이 중 4명은 진단 때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있었고 나머지는 다뇨증, 다음증, 체중 감소 증상을 보였습니다.
기존 연구들은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과 병행해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하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해 진행되었습니다.
반면 이번 연구는 1형 당뇨병으로 진단된 지 얼마 안 된 환자에게 세마글루티드를 인슐린 대신 투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1형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된 환자는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아직은 다소 남아 있어, 인슐린의 필요가 크지 않습니다. 이를 1형 당뇨병의 '밀월기'(honeymoon phase)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밀월기'에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하면 베타 세포의 기능을 어느 정도 개선해 인슐린 주사를 중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세마글루티드는 혈당이 올라갈 때 베타 세포를 도와 보다 많은 인슐린을 만들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에 간(肝)에서 너무 많은 당이 분비되는 것을 막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3개월이 안 된 성인 환자 10명에게 처음엔 혈당이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매우 낮은 용량(0.125mg)의 세마글루티드를 매주 한 번씩 주사했습니다.
그러다 세마글루티드 용량을 최대 0.5mg까지 서서히 올리며 동시에 식후 인슐린 주사의 용량을 그에 맞게 줄였습니다.
결과적으로 10명 모두가 6개월이 되기 전 식사 때 인슐린을 끊을 수 있었습니다.
7명은 지속형 인슐린 주사도 끊었습니다.
이러한 상태는 1년 후까지 지속됐으며, 1년 후 장기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수치는 목표 범위보다 훨씬 낮은 6%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1형 당뇨병 연구를 지원하는 1형 당뇨병 연구 재단(JDRF)의 조시 비에트 연구실장은 1형 당뇨병 초기 '밀월기'의 연장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단점 또한 존재합니다. 이 방법은 환자의 베타 세포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가할 수 있다는 이론적인 단점을 동반합니다.
따라서 비에트 실장은 이것이 장기적으로 베타 세포의 기능에 어떤 영향
또한 이 결과는 불과 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에 보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의학 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 호에 발표됐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ikeapetal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