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어제(24일) 오후 1시부터 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 만입니다.
하루에 약 460톤의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17일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방류 후 첫 바닷물 검사 결과는 이틀 뒤인 27일쯤 나올 예정입니다.
일본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박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도로에는 차단기가 설치돼있고 경찰이 진입을 막고 있습니다.
이 이상 원전에 접근하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도쿄 전력은 어제 오후 1시 3분부터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출하고 있는겁니다.
▶ 인터뷰 : 마쓰모토 / 도쿄전력 임원
- "오늘(24일)부터 17일 동안 처리수(오염수)를 계속해서 방류할 계획입니다. 방류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중단할 것입니다."
매일 460톤의 오염수를 17일 동안 방류해 총 7천800톤을 바다로 내보낼 계획입니다.
도쿄전력은 22일부터 오염수 1톤과 바닷물 1,200톤을 희석해 농도를 측정했는데, 희석된 처리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43~63 베크렐로 확인됐습니다.
기준치인 리터당 1,500베크렐을 훨씬 밑돌아 예정됐던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방류가 시작되자 후쿠시마 원전 앞에서는 반대시위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즈카 / 도쿄시민
- "바다에 방류된 후에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용납할 수 없습니다."
12년 전 원전사고로 직접적인 피해를 봤던 나미에마치 마을에게 가봤습니다.
대피가 끝나고 일부 주민들이 다시 돌아왔지만, 10년이 지났음에도 마을은 썰렁한 분위기였습니다.
곳곳에 문을 닫은 가게들이 보이고 버려진 집도 많았는데요.
남아있는 주민들은 10년 넘게 마을 재건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번 방류로 또다시 많은 이들이 마을을 떠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쿠마모토 / 나미에마치 주민
- "돌아오는 사람이 적거든요. 이런일이(오염수 방류) 일어나면 더 적어질까봐 걱정이 됩니다."
그럼에도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사실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지지하는 주민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사또 / 나미에마치 주민
- "위험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괜찮다고 생각해서 이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계속 여기에서 살거예요."
방류 후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어떻게 확인되는지 결과는 이틀 뒤인 27일 나올 예정입니다.
오염 농도가 미미한 수준으로 나오거나 반대로 기준치를 초과하면 방류 결정에 대한 평가와 시위 양상도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MBN뉴스 박규원입니다.
[pkw712@mbn.co.kr]
영상취재 : 김원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