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경수 인터뷰 사진=SM엔터테인먼트 |
SF 불모지 韓서 도경수가 ‘더 문’에 도전한 이유
“솔로앨범 지난해 5월에 이미 준비 완료”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문’ 도경수가 고군분투하며 다채로운 감정, 아름다운 인류애를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에서 황선우 대원 역을 맡은 도경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도경수는 영화 ‘순정’ ‘형’ ‘스윙키즈’ ‘신과 함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백일의 낭군님’ ‘진검승부’ 등으로 계속해서 다채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며 탄탄한 성장을 보여줬다. 그는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한층 더 물이 오른 연기와 소화력으로 ‘엑소 디오’와는 또 다른 ‘배우 도경수’의 모습을 자랑했다.
그런 도경수가 이번 ‘더 문’에서는 달 탐사를 떠나 사고를 당한 대원으로 분했다. 그는 달에서 구르고, 고생하고, 다치고 정말 온 몸을 다해 연기했다. 감정 연기까지 폭발했다. 이를 본 선배 배우 설경구는 “나는 날로 먹은 것 같다”라고 할 정도로 열연을 펼친 것. 이에 그만큼 ‘더 문’ 속 도경수의 활약은 빛났다.
↑ 도경수 일문일답 사진=SM엔터테인먼트 |
A. “영화를 보고 놀랐다. 놀란 게 가장 컸다. 제일 궁금했던 사람 중 한 명이기는 하다. 사실 촬영할 때 궁금증이 컸던 것 같다. 영화 나오고 나서 ‘역시 김용화 감독이구나’를 제일 먼저 느꼈다. VFX면에서도 어마어마했고, 내가 찍은 ‘이건 내가 안 찍었는데’라고 착각할 정도인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자면, 우주선 안에서 부딪히는 장면이 VFX랑 섞여서 나오는데 실제처럼 잘 그려져서 놀랐고, 달에서 걷는 장면이 있다. 몸으로 표현하기는 했는데 내가 찍은 건지 VFX인지 헷갈려서 감독님께 여쭤봤는데 내가 찍은 거라고 하더라. 프레임수를 조정을 해서 만들었다고 하더라. 신기했다.”
Q. 도경수는 시사 후 팬들에게 휴지를 준비하라고 했다고. 진짜로 보고 울었나.
A. “진짜 울었다. 어느 장면에서 울었냐면, 선우의 감정에 재국이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조금 와닿았던 것 같다. 김희애 선배님이 인류애를 설명하실 때 좀 눈물이 나더라.”
Q. 김용화 감독과 ‘신과 함께’ 이후 재회했다. 어떤 이야기를 듣고,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됐을까.
A. “군대 안에 있을 때 시나리오를 받았다. ‘더 문’이라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느낌은 걱정, 부담감 보다는 그때 당시에 우주 관련된 어떤 영화나 드라마가 안 나오던 상태였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우주 영화가 만들어지는구나’에 많이 놀랐다. 외로웠던 거는 사실 상상을 못했다. 대본에서는 소통을 계속 하고 있으니까. 이럴 줄 몰랐다. 촬영할 때는 ‘진짜 나 혼자 찍는구나’가 와닿았다. 소통이 되는 장면들이 영화에서 어떻게 잘 표현이 될까도 궁금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된 부분이 선우라는 인물이 우주에서 혼자 센터의 모습을 보지 않고 소통하지 않나. 그런 게 자연스럽게 담기지 않았나. 우주선쪽에서 혼자 먼저 촬영을 했고 센터쪽을 나중에 찍었다. 센터에 계신 분들은 내 모습이 담긴 편집본을 보고 연기를 해서 자연스럽게 담기지 않았나 싶다.”
Q. 혼자 연기를 하게 되면, 상대 배우의 리액션을 받을 수 없다. ‘잘하는 걸까’라는 고민도 있었을 듯 하다. 모니터링을 하며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A.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고, 점점 시나리오를 볼 때마다 선우의 극한의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할까 상상을 많이 했다. 우주라는 것 자체가 상상력으로만 체험을 해볼 수 없는 곳이다 보니까 머리로 그리기도 그렸지만, 아무것도 없는 장소, 검은색인 장소에 나 혼자만 내걸어두는 상상도 많이했다. 감정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쉽지는 않았지만, 도움이 됐던 게 정말 우주선이 잘 만들어졌었다는 것. 안에 들어가면 진짜 답답하기도 하고, 우주복들이 활동에 제한적인 것들이 있고 헬맷을 쓰면 시야도 제한적인 게 있어서 고립에 대한 거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몰입이 됐었다.”
↑ 엑소 디오 사진=SM엔터테인먼트 |
A. “사실 한국이 SF 불모지인 걸 몰랐다. 일반적으로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마션’ 등을 봤는데 너무 체험할 수 없는 그런 어떤 공간이고 하다 보니 그거로도 대리만족이 됐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좋아하지 않았나 했는데, 불모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더 문’이 배경이 우주지만, 드라마라는 특색이 센 영화 같다. 선우의 용기, 희망에 공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평소에 내가 도전을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배우를 하고 있는 이유 자체도 일상에서 내가 겪을 수 없는 것들을 캐릭터를 통해 사실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 자체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까 이거를 도전했을 때 성취감에 대한 기대도 커서 결정하게 된 이유가 컸다.”
Q. 시나리오를 읽고 분석한 황선우는 어떤 인물이었나. 표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던진 큰 질문이 있다면?
A. “단순하게 선우는 진짜 계속 좌절과 극복을 하는 캐릭터라서, 보시는 분들에게 어떻게 점점 그게 쌓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고민을 가장 많이 했고 감독님이랑도 감정 같은 거를 많이 여쭤봤던 것 같다. 만약에 고립이 된다면 상황이 이래서 이럴 것 같은데 감독님이라면 어떨 것 같냐고 질문을 던졌다.”
Q. ‘더 문’이 드라마 같다고 했는데, 다채롭게 표현해야 한다는 고민도 있었을 듯 하다.
A. “공감해줬으면 하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작품을 보고 메시지를 얻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하면 ‘(관객들이) 선우에 대한 용기, 희망을 얻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가장 많이 했다. 나도 영화를 보면서 (내가) 연기한 캐릭터지만 선우한테 용기를 많이 얻었다. 느껴지는 게 뭐냐면, 모든 분이 포기할 때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고 좌절할 때도 있고, 선우를 통해 어떤 계기가 있으면 포기하지 말고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걸 공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에 포커스를 두고 계속 생각을 많이 했다.”
Q. 유영 연기도 인상 깊었다.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준비했나.
A. “사실 UDT 출신이기도 해서 군인에 대한 거는 깊게 들어가지 않고 UDT 분들의 용맹한, 강인함을 기본적인 토대로 생각했다. 우주인들과 관련해서는 우주인들이 훈련을 받는 다큐멘터리나 책을 참고하라고 감독님이 보내주셨다. 유영 같은 경우에는 우주인분들이 물속에서 우주복을 입고 훈련을 하시더라. 그런 행동이나 몸의 움직이라던지 거기서 참고를 했던 것 같다.”
A. “요즘 홍보하면서 무대인사 하면서 찾아보고 있다. 사실 개봉을 하고 많은 분들의 의견이나 반응이 너무 궁금해서 개봉하고 많이 찾아볼 것 같다. ‘더 문’은 이번에 2번 정도 볼 거다. 4D에서 한 번, 돌비에서 한번.”
Q. 솔로 앨범 계획도 예정되어 있다. 향후 도경수
A. “일단 가수로서는 솔로앨범을 사실 작년 5월에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다. 나오기만 하면 된다. 뮤직비디오도, 재킷 앨범도 다 찍은 상황이다. 배우로서는 뒤에 차기작을 고르지는 못했다. 계속 이렇게 보면서 내가 또 도전할 수 있는 장르라던지 캐릭터가 있다면, 평소랑 똑같이 도전을 할 계획이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