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상으로 생사 여부 확인하다 영아 시신 2구 발견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자료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감사원이 지난 2015년부터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하지 않은 국내 영유아 2,000명에 대한 생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수원 냉장고 영유아 시신'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이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영아 시신 2구를 발견한 건 어제(21일) 오후 2시쯤입니다. 수원시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사례'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나갔고, 30대 친모 A씨가 이를 거부하자 경찰이 A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게 된 겁니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에서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체계에 허점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었고, 이를 위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간 출산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 사례가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미신고 영유아가 2,000명에 달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출생 직후 예방접종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사례들입니다.
감사원은 미신고 사례 중 약 1%인 20여명을 추려 지방자치단체에 실제로 어린이들이 무사한지 확인하게 했고, 이 과정에서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이 드러난 겁니다.
영아 시신 2구는 자택 냉장고 냉동칸에 비닐봉지에 싸인 상태로 발견됐는데, 2018년 태어난 여자 아이와 2019년 태어난 남자 아이였습니다.
친모 A씨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아기를 낳자마자 살해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 왔다고 자백했습니다. 남편 B씨에게는 아이를 낙태했다고 거짓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A씨와 B씨 사이에는 사망한 영아 2명 위로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모두 3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친모 A씨를 영아 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으며,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남편
아울러 영아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입니다.
한편, 감사원은 1%를 대상으로 한 표본 조사에서 심각한 사건이 드러난 만큼 여전히 안전이 불분명한 나머지 1,900여명의 현 상태를 전수조사할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