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신장실도 없는 더 작은 병원으로 보훈위탁병원을 교체하려 한다는 수상한 보훈지청, 지난달 MBN에서 단독 보도해 드렸는데요.
당시 보훈지청은 다시 의견수렴을 하겠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 달이 지났는데 약속이 지켜졌을까요?
국가유공자를 모셔야 할 보훈지청이 어르신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뿔난 국가유공자들이 보훈지청 앞에서 시위를 벌입니다.
"위탁병원 교체는 절대 반대한다! 반대한다!"
전남 영광지역 위탁 보훈병원 교체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보공개를 청구해보니 보훈지청은 탄원서 3장과 사실확인서 등을 근거로 '지역적 특수성'를 들어 A병원과 계약 해지를 하려 합니다.
쉽게 말해 지역 보훈단체장들의 건의와 민원 때문이라는 건데, A병원이 법을 위반하는 등 정당한 해지 사유는 없습니다.
문제가 있었다면 시정 명령을 내리거나 실태 파악을 우선 했겠지만, 관리 감독도 전혀 없었습니다.
멀쩡한 위탁병원을 다른 병원으로 바꾸려는 시도에 반발이 커지자 지난달 보훈지청은 다시 전체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청장이 의견수렴도 중단하면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이미 A병원의 위탁을 해지하기로 내부 승인이 났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보훈지청 측은 A병원을 찾아가 포기하라고 종용하는 듯한 말까지 합니다.
▶ 인터뷰 : 전남서부보훈지청 관계자
- "다음번에 생각해 보시는 게…."
그 사이 A병원은 해지 절차를 밟고 있고, 규정상 다시 지원할 수 없어 진료과목도 더 적은 B병원이 지정 위탁병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관련 의료장비가 없어 B병원이 진료하지 못하는 혈액투석 환자 등은 다른 병원을 이용하게 하고, B병원이 위탁 진료를 준비하는 3개월간 A병원이 진료를 해주라는 주먹구구식 대안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김의돈 / 상이군경회 영광군지회 전 회장
- "정의는 반드시 있고, 투쟁을 계속해 나가면서 상부의 귀가 열리도록…."
국가보훈처가 보훈부로 승격을 앞두고 투명하고 공정한 보훈 행정을 약속했지만, 국가유공자들의 목소리는 외면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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