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민 선박 잔해/사진=연합뉴스 |
현지시각으로 26일 오전 5시 30분께 파도에 배가 난파했다는 연락을 받고 해변으로 달려간 이탈리아 어부 빈첸초 루치아노는 처참한 광경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휴양지로 유명한 남부 칼라브리아주(州)의 작은 마을 스테카토 디 쿠트로 해변 사방에 시신이 널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초 목격자 중 한 명인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 불빛으로 아직 바다에 있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다녔다"면서 "이런 기억을 빨리 잊어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고통스러운 심경을 밝혔습니다.
바위에 부딪혀 난파한 선박은 사흘 전 튀르키예 서부 항구도시 이즈미르에서 유럽으로 가려는 중동과 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을 태우고 출발한 20m 길이의 목선이었습니다.
사고 전날 밤 유럽연합(EU) 국경경비 기관인 유럽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은 해당 선박이 이탈리아 해변에 약 75㎞ 거리까지 접근한 것을 파악하고 순시선을 보냈으나, 악천후 때문에 중도 귀환한 바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2013년 람페두사섬 앞바다에서 난민선이 침몰해 368명이 목숨을 잃은 이후 이탈리아 해변에서 벌어진 최악의 난민선 관련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이는데, 생존자들을 치료 중인 의사 오를란도 아모데오는 "30년 간 이민자를 대해 왔지만, 이번 같은 일을 본 건 처음"이라면서 "이들은 바다로 1천78㎞를 건너와서는 해변에서 3m를 남기고 목숨을 잃었다
한편,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63명이고, 이 가운데 10명이 어린이였습니다.
해변까지 헤엄쳐 살아남은 80명 중에서도 20명가량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이 위독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서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1023ashl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