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키우던 풍산개에 1억 5000만원 예산 편성 계획

진료 장비에 5000만 원, 실내 보금자리 설치에 1억 원
지역사회서 과도한 예산 책정이라는 지적도 나와

↑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해 12월 12일 북구 우치동물원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다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맞이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광주광역시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키우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 관리 예산으로 1억 5000만 원을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산하 기관인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할 '대통령 선물(풍산개) 관리 계획'에 곰이·송강 사육시설 확충·보강 및 진료장비 구입비로 1억 5000만 원을 책정했습니다.

풍산개 진료 장비로 혈액 분석기 2500만 원, 미생물 배양기 500만 원, 치과 치료용 및 엑스레이 장비 2000만 원 등 5000만 원이 책정됐습니다.

또 '도난 위험 등이 있어 실내에서 사육하는 것이 좋겠다'는 강기정 광주시장의 의견에 따라 실내 보금자리와 놀이터 설치 예산으로 1억 원을 반영했습니다.

계획안에는 풍산개들 전담 사육기관을 배치하기 위해 오는 3월 퇴직 예정인 직원의 직렬을 '위생'에서 사육 관련으로 변환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우치공원은 곰이·송강 외에도 두 마리의 새끼인 별이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 당시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두리'의 3대손 두 마리 등 다섯 마리의 풍산개를 키우고 있습니다.

우치공원 측은 "대통령기록물인 곰이·송강과 관련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른 사육 규정은 따로 없다"면서 "2017년 3·11월생인 곰이·송강의 건강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우치공원의 다른 동물 진료를 위해 필요한 시설 및 장비 예산을 단발성으로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서민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동물 사육에 과도한 예산을 쏟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곰이·송강이 보존해야 할 대통령기록물인 것은 맞지만, 고물가로 서민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사육 비용에 세금을 과하게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명노 광주시의회 의원은 "계획을 세세히 살핀 게 아니라 당장 판단하긴 어렵지만 알려진 대로 예산안이 반영된다면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