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서 60대와 30대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됐다 숨진 '수원 세 모녀' 사건이 일어나고 정부가 급히 대책을 내놨지만, 대책 발표 하루 전에 숨졌습니다.
이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구급차 두 대가 잇달아 골목을 지나갑니다.
그제(23일) 오전 11시쯤 서울 창천동의 한 건물에서 60대 어머니와 3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앰뷸런스가 두 대 와가지고 (시신) 싣고 가는 건 봤죠."
숨진 모녀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지만, 몇 달 동안 건강보험료와 통신비를 내지 못하는 등 생활고를 겪은 흔적은 역력했습니다.
현관문에는 전기료 5개월 연체를 알리는 고지서와 월세가 밀렸다며 퇴거를 요청하는 집주인의 편지가 붙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모녀가 생활고를 겪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규연 / 기자
- "모녀는 지난 7월 보건복지부에 의해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으로 분류됐지만, 서류상 거주지와 실제 거주지가 달라 구청의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서대문구청 관계자
- "그거(서류상 거주지)까지는 파악이 안 됐어요. 저희가 정보가 없잖아요. 정보만 있다면 왜 (지원) 안 해드리겠어요."
지난 8월에도 주소등록지는 화성이지만, 실제로는 수원에 거주하던 세 모녀가 생활고를 겪다 숨진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정부는 통신사 등과 협력해 실제 거주지를 파악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공교롭게도 서대문구 모녀가 숨진 다음날 나온 대책이었습니다.
MBN뉴스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