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23전 23승을 한 비결은 신출귀몰한 전략과 용병술도 있지만 좁은 해역에서 급류를 뚫고 돌파하는 신개념 무기, 거북선과 판옥선이 덕이었습니다.
또한 세계 최초의 산탄 대포라 할 수 있는 조란탄과 세종 때 개발한 로켓인 신기전을 앞세워, 근접전을 선호하는 적선을 멀리서 화공한 덕이었죠.
이틀전,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빌미로 25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날, 우리도 대공미사일 3발로 대응했습니다.
그런데 국산 지대공 미사일 '천궁'은 약 25km를 날아가다 교신 불안으로 자폭했고, '패트리엇' 미사일 2발 중 1발은 발사 직전 레이더에 오류가 포착돼 아예 쏘지 못했습니다.
군은 이를 쉬쉬하다가 언론보도가 나오자 마지못해 공개했는데, 하필이면 북한이 대량으로 미사일을 쏴대던 바로 그날, 그것도 대응이라며 쏜 미사일 3발 중 2발이 실패한 겁니다.
지난달엔 '현무-2'가 발사 방향과 반대로 날아 강릉 군부대에 떨어졌고, 이어 발사한 에이태큼스 전술 지대지 미사일 2발 중 1발은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기는 일도 있었습니다.
물론 미사일은 발사 도중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일촉즉발, 오늘 밤 당장 무슨 일이 터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우리에겐 '3축 체계', 그러니까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 적 지휘부 시설을 궤멸하는 대량 응징보복이 있지만, 이건 모두 우리 미사일이 잘 작동한다는 가정하에 짜여진 겁니다.
놀란 정부가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 앞으로 5년간 30조 원가량을 투입할 거라고 하는데 이번엔 믿어도 될까요.
세금 내며 살려고 몸부림을 치는 국민이 '발 뻗고 편히 잠잘 수 있는 나라'는 대체 언제쯤 오게 될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요격한다더니 비행 중 폭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