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도로 가족' 스틸 사진|CJ CGV |
배우들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영화 ‘고속도로 가족’이 온다. 특히 노숙자로 변신한 정일우의 새로운 얼굴이 눈에 띈다.
‘고속도로 가족’(감독 이상문)은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죽여주는 여자’ ‘어른들은 몰라요’ 조연출 출신 이상문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텐트를 치고 살아가는 기우(정일우 분) 가족은 다시 마주칠 일 없는 휴게소 방문객들에게 돈을 빌리며 캠핑하듯 유랑하며 살아간다. 우연히 휴게소를 찾은 영선(라미란 분)은 기우의 아이들에게 마음이 쓰여 선뜻 차비와 식사비 7만 원을 건넨다. 어느 날, 영선은 다른 휴게소에서 기우 가족을 다시 보게 되고, 사기 당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고속도로 가족’은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게, 차분하게 우연한 사건으로 엮인 기우와 영선 가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상처가 있는 영선이 고속도로 가족에게 내미는 연민과 사랑의 손길이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 '고속도로 가족' 스틸 사진|CJ CGV |
무엇보다 새로운 얼굴들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다. 최근 영화 ‘컴백홈’ ‘정직한 후보2’ 등에서 차진 코믹 연기를 보여준 라미란은 중고 가구점 사장 영선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생활 연기를 펼친다. 슬픔을 억누르는 동시에 눈물을 쏟아내는 영선의 모습은 울컥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영선 남편 도환 역의 백현진도 라미란과 함께 현실 부부의 케미를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낸다.
기우의 아내 지숙을 연기한 김슬기 역시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주로 밝은 캐릭터를 연기한 김슬기는 ‘고속도로 가족’에서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임신한 몸을 이끌고 가족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지만, 고단한 생활에 지친 안타까운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정일우의 변신도 놀랍다. “영혼을 갈아 넣으며 촬영했다”고 밝힌 그는 길거리 생활에 익숙해진 노숙자이자 고속도로 가족의 가장 기우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여러 작품을 통해 젠틀하고 훈훈한 모습을 보여준 정일우는 이번에 작품에서 꼬질꼬질한 모습부터 분노 연기까지, 모든 것을 쏟아내며 새로운
‘고속도로 가족’은 이 시대 가족의 의미를 묻는 동시에 배우들의 색다른 얼굴들을 보여주며 의미를 더한다. 11월 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8분.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