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를지를 예측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 달 만에 다시 올랐습니다.
정점을 기대했던 물가가 다시 꿈틀대면서, 금리 인상 기조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당장 자금시장과 건설시장은 고금리 여파에 휘청이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면서 채권시장이 얼어붙고, 기업들의 도미노 도산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얘기가 나옵니다.
'금리 딜레마'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뚜렷합니다.
전세 수요가 급감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중간값은 6억 원 아래로 떨어졌고, 2년 전보다도 전셋값이 낮아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 중구 영종 신도시의 1천 세대 규모 4년차 신축 아파트입니다.
▶ 스탠딩 : 배준우 / 기자
- "2년 전 3억 원에 전세 계약을 했던 이 아파트의 전용 91제곱미터는 지난달 말 2억 원에 거래돼 1억 원이 떨어진 역전세를 맞았습니다."
세입자가 나간다고 하면 집주인이 1억 원을 대출 등을 받아 돌려줘야 하는 겁니다.
▶ 인터뷰(☎) : 인천 중구 중개업소
- "3억 8천만 원 있을 때 내놨다가 지금 안 나가는 바람에 2억 2,500만 원까지 지금 결국은 내려와 있어요. (전세) 매물이 많아서."
찾는 사람이 끊기며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의 하락세는 갈수록 가팔라져 8만여 가구는 2년 전보다도 가격이 낮아졌습니다.
특히, 인천은 전체 아파트의 6%가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낮아졌고, 경기 2.5%, 서울도 2.1%에 달합니다.
중간값을 뜻하는 중위가격도 갈수록 내려가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 가격은 1년 8개월 만에 6억 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역전세로 전세금을 내줘야 하는 집주인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달 전세보증금 사고 금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 인터뷰(☎) : 서울 송파구 중개업소
- "(전세금을) 못 내줘서 다시 재연장하는 케이스가 많아요. 1억~2억 원씩, 수억 원씩 떨어지니까."
게다가 다음 달에만 수도권 1만 3천 가구 등 전국적으로 2만 2천 가구가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전세 약세는 갈수록 심화할 전망입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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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