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범죄가 의심되는 오토바이를 붙잡아 배달 상자를 열어보니, 있어야할 음식은 없고 수많은 휴대전화와 보이스피싱 중계기까지 있었습니다.
심지어 물탱크와 지하철 사물함에서도 중계기가 발견됐는데, 모두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기상천외한 수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신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달리다 도로 한편에 멈춰 선 오토바이.
배달하는 음식이 담겨 있어야 할 상자를 열어보니 휴대전화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옵니다.
차량 트렁크를 열어 쇼핑백과 종이박스를 치우자, 선이 주렁주렁 달린 검은색 기계가 나타납니다.
-"아이고, 몇 대야 이거?"
물탱크 뒤편이나 지하철 사물함 같은 뜬금없는 장소에서도 휴대전화가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모두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번호를 일반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기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쓰이는 기기입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특별단속에서 적발된 중계기만 9천6백 대가 넘습니다.
지난 2월 MBN에서 보도했던 야산 태양광 패널을 통해 중계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수법부터, 직접 중계기를 들고 다니며 추적을 피하는 '인간 중계기'까지 기상천외해졌습니다.
▶ 인터뷰 : 김태훈 /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 "모르는 전화에서 얘기하는 상대방을 믿으시면 안 되고 반드시 전화를 끊고 공신력 있는 공식 번호로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보십시오."
▶ 스탠딩 : 신영빈 / 기자
- "경찰은 중계기 공급·유통조직에 통신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행을 지속적으로 단속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신영빈입니다. [welcome@mbn.co.kr]
영상취재: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이우주
그래픽: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