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방산주식 비판했다고…"전재수박" 개딸 좌표찍힌 전재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산주 보유에 대한 당내 비판·옹호 목소리가 계속 교차하면서 논란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이 대표 극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개혁의딸)들은 방산주에 당내 공개 비판에 나선 전재수 의원에게 좌표를 찍고 전화와 문자폭탄을 날렸다. 이 대표에 대한 선거법 관련 재판이 본격화되면서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 방산주 보유 논란이 이 대표를 둘러싼 당 내분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대표 지지자들이 전 의원의 휴대폰 번호와 의원실 연락처 등을 공유하며 소위 '좌표찍기'가 진행됐다. 이들은 전 의원의 비판 발언이 기사로 쏟아지며 언론의 주목을 받자 "이 맛에 내부총질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다른 지지자들도 전 의원에 대해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뜻의 '수박'이라고 지칭하며 '전재수박'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이 대표의 주식 논란에 대한 내부 비판 목소리에 대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총구를 외부로 향해야지 혹시라도 이 총알 한두개가 내부를 향하게 되면 이건 굉장히 치명적인 게 된다"면서 "그것을 방송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하는 것은 내부의 분란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이 대표의 주식 보유 논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을 겨냥해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 친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좀 실망스럽다"며 이 대표의 방산주 보유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같은 당 신현영 의원도 "오해를 할 만한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적절했지만 빠른 대응은 국민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라디오에서 "적어도 국회의원 출마를 하고, 당선이 되고 국방위로 가기 전에 그 정도는 좀 챙기고 정리했어야 되는 거 아니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안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내부 견제에 "전재수 의원처럼 나무라는 것은 너무 좀 과하지 않았나"라며 엄호에 나섰다. 안 의원은 "당은 여기(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선명하게 맞서줘야 한다"면서 이 대표의 선거법 재판에 대해서도 당이 힘을 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식 보유 논란이 자칫 이 대표의 재판과 맞물려 당 내부 갈등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재판과 더불어 현재 민주당은 당내 계파를 중심으로 한 갈등이 새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상태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시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비이재명(비명)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재명 방탄' 논란을 빚었던 당헌 개정을 추진하면서 계파 갈등이 심화됐었는데, 여전히 문제의 불씨는 남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법률적 리스크가 걸림돌인 상황인 것은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내분 조짐에 논평을 내고 이를 부채질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재수 의원이 어제와 오늘 이 대표 지지자들인 개딸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고 한다"며 "이재명 대표의 팬덤인 개딸에 의한, 개딸을 위한 팬덤 민주주의에 감금된 민주당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날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대표 측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검찰의 수사기록 양이 많아 기록 검토를 끝내지 못했다며 다음 공판준비기일에 항목별 의견을 밝히겠다고 함에 따라 내달 22일 다음 공판준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