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타고난 능력으로 친 안타 입니다."
통산 2504안타의 레전드도 감탄하게 할 안타가 만들어졌다. 허리가 쭉 빠진 상태에서 상체의 힘, 그것도 한 판 스윙으로 만든 2루타. 경기를 중게하던 박용택 KBS 해설위원도 깜짝 놀라게 했다.
안타의 주인공은 이정후(24)였다.
↑ 이정후가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문제의 장면은 4회말 2사 후에 나왔다. 이정후는 역투하고 있던 kt 선발 벤자민을 상대로 볼 카운트 0-2로 몰려 있었다. 그리고 3구째. 벤자민의 필살기인 슬라이더가 들어 왔다.
이정후도 이 슬라이더에 속았다. 하지만 공까지 놓친 것은 아니었다. 허리가 빠진 상태에서 한 팔의 힘 만으로 타구를 건드려 내야를 살짝 넘기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정후의 장타를 의식해 뒷선 수비를 하고 있던 좌익수 알포드가 뒤늦게 쫓아와 봤지만 잡을 수 없는 타구였다. 이정후는 그 틈을 타 2루까지 진루 했다.
박용택 위원은 "컨택트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가르쳐줘서 되는 것도 아니고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진짜 타고난거다"라며 "재능을 물려준 부모님(이종범)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극찬 했다.
타자가 이정후였기에 만들어진 안타라는 뜻이었다.
이정후는 이제 자신이 가는 길이 곧 역사인 레전드의 길을 밟고 있다. 그 누구보다 성실한 노력도 뒷받침이 되고 있지만 타고난 재능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이정후의 장점이다.
한편 이정후는 이날 안타를 추가하며 또 하나의
포스트시즌 15경기 연속 안타를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류중일(삼성), 이정훈(한화), 안경현(두산)이 보유했던 14경기였다.
지난 2019년 10월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매 경기 안타를 쳤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