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이달 들어 연저점을 경신하는 등 약세를 보이는 중에도, 기관들은 아프리카TV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관계인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망사용료 부담으로 화질 축소를 결정하면서, 아프리카TV가 이용자와 창작자 유입 등 반사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들은 10월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아프리카TV 주식을 총 252억4320만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아프리카TV 주식은 이달 들어 코스닥 상장 종목 중 기관 순매수 1위로 집계됐다. 이어 2차전지 소재기업 에코프로비엠(240억366만원)과 엘앤에프(190억8641만원), 인쇄회로기판 제조사 심텍(111억2880만원), 반도체 소재기업 원익QnC(77억3055만원) 순으로 기관 매수가 두드러졌다. 아프리카TV 주가는 지난달 2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2일 아프리카TV 주가는 전일 대비 0.28% 내린 7만2200원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28일 종가(6만1500원)와 비교하면 17.40% 올랐다.
증권가는 최근 트위치의 서비스 정책 변화에 아프리카TV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트위치는 내년 6월부터 10만달러 이상 수익이 발생할 경우 창작자가 받는 후원금에 대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50%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망사용료 부담으로 한국에서만 화질을 최대 1080p에서 720p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이 때문에 일부 창작자와 시청자가 트위치를 이탈하는 등 반발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게임과 스포츠 등이 주력인 인터넷 방송의 특성상 화질이 서비스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허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위치 탈출 움직임이 시작되며 아프리카TV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왔다"며 "트위치 창작자와 시청자 유입으로 연 410억원의 매출 증가가 기대되며, 2023년과 2024년 순이익도 각각 19%, 32% 오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도 기존 11만원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내 송출 화질 제한이라는 트위치의 실책으로 일부 창작자와 시청자의 유입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3분기 성장은 둔화가 예상되나, 콘텐츠와 시청자 확보의 전환점이 마련돼 장기적으로 아프리카TV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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