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시장 침체로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월세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30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이충우 기자] |
11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임차인이 신고한 확정일자 기준 전국의 월세 거래는 총 106만6648건으로 집계됐다. 월세 거래가 100만건을 돌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는 총 100만6252건이 발생해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넘어섰다.
연간 월세 거래량은 2019년 82만208건→2020년 88만7788건→2021년 97만7003건 등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말까지 아직 3개월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월세 계약은 150만건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0.1로 전월(98.3)과 비교해 1.8포인트 높아졌다. 월세수급지수가 100선 위로 올라간 것은 지난해 11월(102.5) 이후 처음이다. 월세수급지수가 기준선보다 높으면 월세물건을 내놓는 집주인 대비 월세살이를 하려는 세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월세 수요가 확대되면서 몸값도 치솟고 있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은 전월과 비교해 0.12% 상승했다. 지난 2019년 8월부터 37개월 연속 상승세다. 실제로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4만5085건이었다. 이 가운데 셋값이 100만원 이상인 거래는 총 1만5788건으로 전체의 35.0%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1만675건) 대비 47.9% 급증했다.
금액별로 월세 49만원 이하 1만5323건(34.0%), 월세 50만~99만원 1만3974건(31.0%), 100만만~199만원 1만686건(23.7%), 200만~299만원 2935건(6.5%), 300만~399만원 1230건(2.7%), 400만~499만원 442건(1.0%), 500만~999만원 421건(0.9%) 등이다. 셋값이 1000만원 이상인 거래도 74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세 대출 이자가 가파르게 뛰면서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나 반전세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전세 대출 금리가 6%를 찍고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도 4%를 넘겨 임대인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며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역전세난과 월세
일각에서는 강남권 고급 주택을 중심으로 법인 계약 매물이 늘어나면서 셋값이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초고액 월세 계약을 체결하는 임차인은 대부분 법인일 것"이라며 "경비 처리가 가능하고 절세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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