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시 찾은 양조위. 부산=강영국 기자 |
아시아의 별, 양조위(60)가 오랜만에 부산 영화제를 다시 찾았다. 여전히 연기를 즐기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양조위 기자회견이 열렸다.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홍콩 배우 양조위가 참석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40년의 세월동안 어떤 동시대 배우와 비할 바 없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에 출연했고, 세계 영화사에 남을 작품이 많다. 이런 폭과 깊이를 가진 배우는 양조위가 유일하다 싶을 만큼 굉장한 폭과 깊이를 가지고 있다. 한 배우가 성취한 최대한의 영역,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특별한 배우”라고 소개했다.
양조위는 “우선 상을 받게 돼서 영광이다. 부산영화제는 많이 와봤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달라진 점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옛날보다 현대적으로 발전했고 높은 건물도 많이 생겼고 바닷가도 예뻐졌다. 호텔에서 내려봤을 때 해변에서 보행로도 생기고 수영장도 생겼더라. 부산영화제는 처음 왔을 때 좁은 길에 작은 무대를 세워서 개막식을 했다. 어제처럼 성대한 개막식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그래서 반갑다”고 영화제를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5일 개막식 레드카펫에도 올랐던 양조위는 “성대한 행사가 오랜만이라 레드카펫 기대했고 부산 팬들 열정에 놀랐다. 부산영화제 참여했을 때 좁은 길에 세웠고 영화관 길에도 많은 팬이 찾아줬다. 좁은 길을 지나가다가 열정적이어서 신발 벗겨진 기억도 있다. 부산 팬 열정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또 6편 선정 기준에 대해 “다양한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다른 장르를 골라봤다. 6편 중에 되게 좋아하는 왕가위 감독님 작품도 있다. 많이 봐달라. 제가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대만 가서 찍은 영화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이번에는 아쉽게 6편만 골랐다”고 밝혔다.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양조위는 “미국 진출한다기보다는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인연이 나타난다면 한국 일본 어디든 갈 거다. 작품도 인연이고 타이밍이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준비 과정이 비밀이었고, 저에게 많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당시 감독과 전화 한 통을 했다. 통화하면서 감독의 진심을 느꼈고 이 사람을 믿어도 되겠다 싶어서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는 다양하고 많은 사람에게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미국 작품을 더 도전한다면 저의 연기를 글로벌하게 보여줄 수 있으니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양조위는 “이미지 전환을 해주는 역할이라 좋았다. 10년 전만 해도 저는 아버지 역할을 도전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해 봤다. 이제 만약에 저의 연예 인생을 전반 후반을 나눈다면, 전반 20년은 배우는 단계고 후반 20년은 배운 걸 발휘하는 단계였다.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서 스트레스 안 받고 연기자라는 직업을 즐길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 더 다양한 역할, 이제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도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눈빛 연기로 유명한 양조위는 비결을 묻자 “사실 저는 캐릭터 준비할 때 많은 시간을 들여 리서치를 진행한다. 참고 서적 읽고 일상생활에서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모방한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때 보통 3개월 정도 준비 시간이 걸린다”고 답했다.
↑ 한국 드라마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양조위. 부산=강영국 기자 |
양조위는 최근 K-콘텐츠의 인기에 대해 “한국 연예계 보면 되게 기쁘다. 저는 한국과 오랜 인연이 있다”며 “20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했고, 부산영화제는 2회부터 참여했고, 이번이 4번째다. 한국 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 ‘올드보이’와 배우 전도연 송강호 영화도 즐겨봤다. 한국 이런 K-콘텐츠를 즐긴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K-드라마 제작자 배우 분들 좋아한다. 언어가 큰 문제다. 언어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도전할 마음이 있다. 영화 '코드'에서 말을 못 하는 역할이 있는데, 그 역할처럼 말할 필요가 없는 배역이라면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송강호 전도연 많이 좋아해서 나중에 기회된다면 두 분과 영화 작품을 해보고 싶다.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팬데믹 때문에 한국 방문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 자주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조위는 “현실 생활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하고, 제가 안 해본 것도 많다. 사실 딱히 해보고 싶은 캐릭터라기보다 안 해본 것을 해보고 싶다. 최근 이런 생각이 든다. 저는 방송국 출신이다. 드라마로 데뷔했다. 최근 들어 드라마를 찍으면 어떨지 궁금했고, 드라마 배우로 데뷔한 시절부터 저를 좋아한 팬들이 많다. 팬들도 그런 저의 모습을 궁금할 것 같아서 드라마 도전하고 싶다. 지금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으니까. 나이 든 역할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연출 도전 계획을 묻자 “지금으로서는 연출이나 제작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한 해 동안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에게 수여된다. 수상자 양조위는 동시대 가장 중요한 배우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1980년대 배우 활동을 시작한 양조위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1994) ‘해피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세 작품은 ‘비정성시’(1989) ‘씨클로’(1995) ‘색, 계’(2007)에 출연했다. 2003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된 ‘영웅: 천하의 시작’(2002)과 ‘무간도’(2002)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 등에 출연했다. 2000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홍콩에서 권위 있는 시상식인 영화금장상에서 5관왕, 금마장에서 3관왕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남우주연상 최다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양조위는 부산영화제 특별기획 프로그램 ‘양조위의 화양연화’에 직접 참석해 팬들과 만난다. 양조위가 부산을 찾은 것은 2004년 영화 ‘20
부산영화제는 14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리며, 올해 폐막작은 ‘한 남자’(감독 이시카와 게이)다.
[부산=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