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안 좋다고 하더라."
kt 위즈를 이끌고 있는 이강철 감독의 한숨이 늘어난다. 전날(10일) 거포 박병호가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며 1루를 돌아 2루까지 뛰었다. 그러나 2루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 오른발목이 꺾였다. 박병호는 통증을 호소했고, 구급차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혼자 걸어나간 게 아니고, 부축을 받고 나간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더 큰 부상이 우려됐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강철 감독은 "끝났을 것 같은데"라며 "내일(12일)까지 병원이 쉬니까 화요일에 다시 전문의들에게 MRI도 찍고 소견을 받아야 한다. 어제(10일) 찍긴 찍었는데 정형외과 전문의가 아니었다. 지금 붓기가 있다. 부기를 빼고 다시 봐야 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 박병호가 시즌 아웃 위기에 놓였다. 사진=김재현 기자 |
누구보다 가슴이 아픈 건 박병호다. 팀이 주축 타자이고,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부상을 입었다. 개인 타이틀도 걸려 있는 시점에서 팀을 이탈해야 하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이강철 감독은 "본인도 왜 그렇게 슬라이딩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차라리 죽는 게 나았을 텐데"라며 "본인이 가장 마음이 아플 텐데, 어쩔 수 없다. 완전체가 됐는데 또 한 명이 빠져나갔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강백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강백호는 이날 1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또한 알포드, 황재균의 활약도 필요하다. 이 감독은 "다리만 괜찮으면, 뛸 때보다는 수비하는 게 낫다고 한다. 어제도 봤지만 계속 1루수를 바꿀 수 없다. 현실이지만, 백호가 해줘야 한다. 또 재균이가 조금 더 해주고 성우는 5번에서 지금처럼 집중력 있게 해주길 바란다. 여기에 알포드가 조금 올라와줘야 병호
이날 이강철 감독은 조용호(우익수)-김민혁(지명타자)-황재균(3루수)-강백호(1루수)-장성우(포수)-알포드(좌익수)-배정대(중견수)-신본기(2루수)-심우준(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고영표.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