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측 "안전모 지급하고 정비작업에 필요한 안전 조치"
↑ 광진구청 전경. / 사진=광진구청 제공 |
지난 2019년 태풍 '링링'이 국내에 상륙했을 당시 구청 지시로 작업을 나갔던 환경미화원이 바람에 휩쓸린 나무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지만, 구청측이 배상 책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환경미화원 A씨(당시 74세)의 유족들은 지난 3월 광진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동부지법 민사17단독 설민수 부장판사가 맡아 심리중입니다.
A씨는 태풍 링링이 북상한 2019년 9월 7일 오후 1시쯤 광진구 아차산 인근에서 "가로수가 쓰러졌으니 복구하라"는 구청 지시를 받고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구청은 전문 인력이 아닌 A씨를 포함한 3명의 환경미화원에게 일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작업 중 또 다른 가로수가 쓰러지며 A씨의 머리를 강타했고, 동료들의 신고로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A씨의 유족측은 A씨가 사망에 이르는 데에 구청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1억여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유족 측 소송대리인은 "태풍 링링은 최대 풍속이 초당 43m로 매우 빨라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은 사회 통념상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해당 작업은 경찰·소방당국에서 전문적으로 수행하거나 협조를 받아 처리하는 게 타당한데도 구청은 전혀 훈련되지 않은 단기 환경미화원 근로자에게 무리하게 수행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광진구청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조치를 다 했다"며 배상 의무가 없다고 전면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청 측은 재판부에 낸 서면에서 "A씨에게 안전모를 지급했다"며 "수목 정비작업에 필요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이어 "수목이 날아와 머리를 강타하는 일은 미리 대비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며 "어떠한 안전보건조치를 했더라도 방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서울지
유족은 "구청은 나랏돈으로 대형로펌을 선임해 소송에 대응하고 있다"며 "억울하게 사망한 아버지를 잃은 유족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를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