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영국 학자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남태평양 원주민들의 기이한 행동에 대해 묻자 원주민 사제가 한 말입니다.
원주민들이 2차 세계대전 후 미군이 떠나자 미군이 건설했던 보급기지를 본떠 어설프게 활주로를 만들고 얼기설기 관제탑을 세워놓고는 미군 보급기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여기서 유래한 '화물숭배'라는 말은 '그것 다음이므로 그것 때문이라고 믿는 오류'로, '선후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하는 걸 뜻합니다.
'4월 중순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에서 평양으로 올라오던 여러 명에게서 발열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북한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조사한 결과, 남한과 접한 야산에서 대북전단에 접촉한 군인과 어린이가 최초의 발병자였고, 이들로부터 코로나가 북한 전역에 전파됐다며 느닷없이 남한 탓을 하고 나섰습니다.
통일부는 그 시기엔 남측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보내지도 않았고, 물체에 잔존한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지만 말이죠.
그동안 북한 코로나는 중국과의 교역으로 유입됐고, 지난 4월 말 김정은이 주도한 열병식을 통해 퍼졌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북한은 갑자기 왜 이러는 걸까요?
코로나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데다, 국제제재로 힘드니, 뭔가 주민들의 관심을 돌리는 계기가 필요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코로나가 중국 탓이라고 하면 북ㆍ중 교역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겠죠. 때문에 '만만한' 남한을 겨냥한 겁니다.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이어 이젠 우리를 코로나 발병 주범으로까지 모는 북한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국가안보에 대한 단호한 결의와는 별개로 부드러운 것으로 강한 것을 이기는 이유극강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북한에 코로나 공동조사를 제안하는 것 같이 말이죠.
두 번째로 북한 핵무장은 보검이 아니라 스스로 목줄을 죄는 '화물숭배'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꾸준히 일깨워줘야 합니다. 핵을 통한 자력갱생은 북한이 사는 길이 아니라 죽는 길이라는 걸 말이죠.
우리가 아니면 그 어떤 나라가 이렇게까지 노력을 하겠습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북한 코로나가 남한 탓?'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