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계파 논란에…“친윤 vs 비윤 있을 수 없다”
혁신위 출범 놓고…“공천룰, 분명한 결과 나와야”
“野, 검수완박 때처럼 법사위도 합의문대로”
“기본상식·말이 통하는 ‘지역구 의원’ 될 것”
↑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MBN과 인터뷰하며 정계 입문 계기에 대해 밝히고 있다. 이날 이 의원은 선거대책본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 실장 및 팀장으로 보좌한 일화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 사진 = MBN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 18번으로 당선된 이용 의원은 루지 선수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등에 출전, 개최국으로 치른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을 지도하며 금1·은1의 역사를 썼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수행팀장을 맡아 핵심 참모진으로 눈도장을 찍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을 가까이서 지켜본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은) 정치 분야의 탤런트를 확실히 갖고 있는 정치 천재”라고 평가했습니다. ‘태극마크’에서 ‘금배지’를 달게 된 이 의원을 만나 새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민의힘 역할론과 향후 의정 활동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Q. 정치인으로서의 이력이 독특합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봅슬레이 한국대표팀 총감독을 지내셨죠?
이용 의원(이하 이 의원) : 선수에서 감독으로 오기까지 평창올림픽은 저에게 세 번째 도전이었습니다. 선수로 활동할 당시 (경기를 뛸) 사람이 별로 없었고, 루지·봅슬레이·스켈레톤 세 종목은 한 경기장에서 모든 경기를 진행합니다. 다른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제가 모든 대회에 나가다 보니 선수로서 판단했을 때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지도자를 한다면 분명 5년~10년 안에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감독으로 전향했습니다.
Q. 썰매 불모지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후 돌연 정치인으로 변신했습니다. 계기가 있을까요?
이 의원 : ‘금메달만 따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거다’ 감독 시절 7년 동안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입니다. 훈련 인프라, 실업팀 지원 등 동기부여를 준 거예요. 그래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는데,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다 보니 ‘경기장 폐쇄’, ‘선수 육성 중단’, ‘예산 70% 삭감’을 결정했습니다. 제가 선수들한테 ‘다음 올림픽에 메달 따면 지원이 된다’라는 말을 더 이상 못하게 된 거죠. 현장에서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의사 결정권자의 펜 하나로의 모든 게 결정된다는 대한민국의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그 ‘의사 결정권자’가 과연 누구일까 고민하다, 국회를 택하게 됐습니다.
↑ 지난 1월 20일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용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행실장이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혁신, 도전, 미래 2022 가상자산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Q. 국회의원이 된 후, 제20대 대선 기간 동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밀착 보좌’ ‘그림자 보좌’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의원님이 수행실장을 맡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이 의원 : 원내부대표 지도부 생활 중 트라이애슬론 고(故) 최숙현 선수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원 구성 협상이 안 된 상황 속 최 선수의 사건을 파헤쳤고, 상임위 구성도 안 됐는데 문화체육관광 상임위로 들어가 민주당 의원 9명이 있는 자리서 제 소신껏 분명한 것을 밝히고 나왔습니다. 이 부분을 정직하고, 휘둘리지 않고 추진해 나가는 모습으로 봐주신 것 같아요. 이후 여러 의원님들로부터 ‘대통령 수행실장을 이 의원이 한번 해보면 어떻겠느냐’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수행실장 역할에 대한 고민도 있었는데, 상대 정당에서도 초선의 젊은 의원이 하고 있어, 그럼 저도 잘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Q. 몸이 건장하셔서인지, 종종 경호원으로 비춰지는 경우도 있었죠. 어떤 역할을 맡아, 어떤 자세로 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의원 : 경호원으로 봐주시는 게 맞다고 봐요. 경선 때는 공식적으로 경호원을 활용할 수도, 현장에서 기획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제가 일정을 동행하면서 전체적인 것을 정리하고 보필하는 모습을 경호원으로 봐주시는 게 맞고, 오히려 국회의원으로 봐주신다면 책무에 실수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차량 따로 타며 수행했지만, 저는 늘 동승했습니다. 가는 길에 대통령에 대한 이슈나 일정의 필요성, 축사 자료 등을 보여드렸습니다. 또 보도 사진 한 컷에 모든 것이 다 담겨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어떻게 찍으면 좋을지, 어떤 상황을 연출할지 그런 것들을 미리 말씀을 다 드리곤 했습니다.
↑ 이 의원이 정무적 판단을 묻는 윤 대통령의 질문에 “스포츠 감독 역할에 대입해 답했다”고 밝히고 있다. / 사진 = MBN |
Q. 윤 대통령이 정무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질문들도 하셨나요?
이 의원 : (윤 대통령이) 정무적인 판단에 대해서 물어보면 정치적 현안에 대한 분석 보다 스포츠 감독 역할에 대입해서 부드럽게 말씀드렸어요. 제가 체육인으로 20년, 국가대표 감독으로 평창에서 메달 딸 때 10년 동안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요. 어떻게 하면 이길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날을 갈아야 0.1초를 줄일지 매일 그런 고민만 하고 산 사람입니다. 그런데, 대선도 하나의 전쟁이잖아요. 여론조사 지지율이 하락하면 ‘저는 감독이었을 때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전광판을 끕니다. 초를 보게 되면 계속해서 기술 향상이 늘지 않고, 잔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코스에 대한 기술 습득에만 집중합니다’라고 얘기를 드려요. 실제로 (윤 대통령이)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라는 얘기를 (언론에) 하신 적도 있습니다.
Q.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인으로 변신한 후 가장 근거리에서 오래 보좌한 사람이 이 의원님일 겁니다. 가까이서 지켜본 윤 대통령 어떤 분인가요?
이 의원 : 처음에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검찰 총장이라는 무게만으로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웠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말씀도 많이 하시고 털털하세요. TV 토론회 처음 할 때 ‘토론 두 번만 하면 윤석열 후보는 끝난다’는 우려도 있었잖아요. 저는 반대라고 봤습니다. 옆에 있었던 제가 보기엔 정말로 박학다식하세요. ‘진면모를 알게 되면 국민분들이 더 좋아하실 것이다’ 그런 생각을 했죠. 그리고 학습 능력과 정치 관례를 흡수하는 능력, 상황 판단도 굉장히 빠르세요. 정치적인 분야의 탤런트(재능)를 확실히 갖고 있는 쪽이라 생각하고, 가끔은 정치 천재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Q. 수행실장 기간 가장 인상 깊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일화가 있다면?
이 의원 : 대통령 후보 유세 과정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게 ‘어퍼컷 세리머니’라고 할 수 있잖아요. 단상을 밀고 국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역동적인 세리머니를 했다는 것이 하나의 큰바람이고 열풍이라고 봐요. 첫 시작은 부산이었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야구’ ‘사직구장’을 떠올리고 심판들의 사인 콜을 표현한 건데, 이 제스쳐가 어퍼컷으로 변형된 거예요.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죠. 이때부터 관중과 대통령 후보가 한 몸이 되면서 유세 현장이 아니라 하나의 축제로 변한 것 같아요. 대선 주자로서 정적인 동작도 있지만, 윤 대통령의 최초이자 마지막 역동적 대선 현장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지난 2월 15일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가 부산 서면에서 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Q. 최근 ‘친(親)윤석열계’ 당내 모임 ‘민들레(민심 들어 볼래)’의 창립 멤버로 이름을 올리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셨습니다. 연구목적이나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이 의원 :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하나의 모임으로만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민들레 모임’이라는 게 사실 (시작은) 민들레가 아니었어요. 캠프와 인수위에 계신 의원님들과 식사 자리를 가진 이후 새 정부 성공을 위해 보탬이 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하다 ‘정보교환 공부 모임을 갖는 게 돕는 거 아니겠느냐’ 이런 생각이었어요. 여당 정부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에 관한 공부, 어떤 법안을 발의할지, 부처 장차관 수석 비서관 등 시간 되시는 분들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취지였죠.
Q. 의도와는 달리 ‘민들레’ 추진 등이 당내 사조직 결성 등의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내홍을 겪었습니다. 친윤 대 비윤 갈등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이 의원 : 친윤과 비윤 (프레임을 가져오는 건) 굉장히 위험한 부분입니다. 제20대 국회 들어서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의 계파 갈등이 없어졌습니다. 정권을 교체했는데 또다시 친윤과 비윤 만들어가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죠. 윤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을 하신 분들도 정권을 잡았는데 굳이 논란의 소지를 만들 이유 없다고 봅니다.
Q. ‘민들레’ 간사를 맡은 이용호 의원이 조만간 모임을 출범시키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현재 어떤 얘기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이 의원 : 이용호 의원이 ‘포장지를 바꾸겠다’고 언급한 의미는 언론에 나왔던 친윤 계파와 인수위, 캠프 관계자 모든 것을 다 초기화해서 누구든 가입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뜻입니다. 명칭보다는 포럼 형식으로 바꾸겠다는 뜻이에요.
↑ 혁신위원회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는 이용 국민의힘 의원. / 사진 = MBN |
Q.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대표는 당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이 대선과 지방선거 연승에 이어 총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이 의원 : 이준석 대표가 말하는 혁신도 좋지만 분명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봐요. 혁신위원회를 출범할 때 어떤 식으로 (결과를) 이끌어낼지 의원님들이 전체적으로 알았다면 좋았을 겁니다. ‘혁신해야 한다’는 목적만 가지고 움직이는 것에 의원들께서 의문점을 가지고 있어 부합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쨌든 혁신의 결과물은 공천룰이라고 판단합니다. 정치는 생물과 같아 어떤 결과물과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상황에 대비해서 미래지향적인 과정도 중요합니다. 다만, 향후 2년을 봤을 때 혁신위로서 모든 것을 여기에서 정하겠다는 것은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민심을 잡아야 합니다. 여야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국회가 3주째 공회전 중입니다. 민생입법을 다룰 상임위조차 꾸려지지 않은 현재 상황 어떻게 진단하시나요?
이 의원 : 국민들께 죄송한 부분이죠. 취임 이후 새 정부 들어온 지 약 40일 동안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제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민생현장을 들어 봐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 하지 않고 있는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국회 전반기 때 김기현·윤호중 전 원내대표가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이뤘습니다. 합의대로 하면 좀 더 원활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검수완박 때도 권성동·박홍근 원내대표가 검찰청법·형사소송법 합의문에 서명했을 때 민주당은 합의문대로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치 상황마다 직면해 있을 때가 다르니까 순리대로 진행하면, 국민들이 국회의원의 필요성 충분히 인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이 여야 진영 논리에 따라 바뀌다 보니까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여야를 떠나서 공약을 했으면 지키고 그러지 못할 경우 타당한 이유를 보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향후 정치 행보 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이용 국민의힘 의원. / 사진 = MBN |
Q. 앞으로의 행보도 궁금합니다. 비례 초선으로서의 한계도 느꼈을 테고, 향후 계획하고 있는 정치 행보가 있다면?
이 의원 : 현재 비례대표 초선이기 때문에 지역구 재선 의원이 목표입니다. 지역 각종 현안에 대해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도합해 만들어 가는 모습들이 굉장히 보람된 일이고 제가 가야 할 방향성이 아닐까 싶어요. 우선 제 소관 상임위가 문화체육관광위이다 보니 체육 분야는 보이지 않는 행정부터, 문화예술 분야는 법안, 간담회 등 의견을 취합해 좋은 환경으로 1%라도 올리려고 합니다.
Q.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이 의원 : 국민들에게 ‘기본상식이 통하는 의원’ ‘말이 통하는 의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체육인이었을 때 현장 방문 온 국회 상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들과 말이 안 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장 감독과 입법기관의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 seoyun005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