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지는 경기침체 공포 ◆
↑ 20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며 연저점을 경신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주가지수와 달러당 원화값이 표시돼 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하락으로 전환해 전 거래일에 기록한 연저점(장중 기준 2396.47)을 새로 썼다. [김호영 기자] |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주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업종에 대한 부정적 전망까지 더해져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최근 러시아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네온 등 '희(稀)가스(noble gases)' 수출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 희가스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 유럽과 달리 생산을 늘릴 대형 가스 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며 데스크톱 컴퓨터 등 PC 수요가 줄어들면서 중앙처리장치(CPU) 출하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베이시스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매물이 쏟아지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이 물량을 받아줄 주체가 없다 보니 주가가 속절없이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당 원화값이 재차 1290원대로 하락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매물 출회 압력을 높이고 지난주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반대매매 비중도 수급 부담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라며 "신용 물량을 비롯한 현·선물 손절성 매물 출회와 파생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이 강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수익률 극대화 전략 등 수급 변수를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가계부채 급증 등으로 인한 국내 경제 불안심리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6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이 104.3%로 가장 높았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부분 나라는 민간 소득 감소를 정부가 메우면서 정부의 부채가 늘었는데 한국만 가계부채가 늘었다"며 "민간 부채의 취약성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 전후로 물가 지표가 꺾이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져야 반등 동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는 한 주의 첫 거래일인 월요일 수익률이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요일별 코스피 등락을 집계한 결과 월요일이었던 23거래일 중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날은 불과 5거래일에 그쳤다. 하락 확률이 78%나 된다. 증
[김금이 기자 /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