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일수록 다양한 지표들이 주목을 받는다. 특히 비트코인은 주식과 다르게 블록체인상에서의 거래가 추적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를 '온체인데이터(On-chain data)'라고 한다. 물론 일종의 장부거래인 셈인 거래소 내에서의 매수는 누가 했는지 일일이 구분되지 않는다.
하지만 거래소 밖에서 비트코인의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정보가 나온다. 예컨대 비트코인을 1만개 이상 가지고 있는 '고래'들은 대개 개인지갑에 비트코인을 보관한다. 블록체인을 이용하지 않아 해킹위험이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보다 다소 보안성이 좋기 때문이다. 물론 고래들도 비트코인을 매도하려면 보통은 거래소로 코인을 옮겨야 한다. 이럴 때 개인지갑에서 거래소지갑으로의 비트코인 이동이 블록체인 위에 기록으로 남는다. 바로 이런 데이터를 투자자에게 중요한 신호로 분석하는 게 온체인데이터다.
온체인데이터를 종합하고 시각화까지 하는 전문 분석 기업들은 블록체인상 데이터를 한곳에 수집하고 단순 나열된 데이터를 가공해 분석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글라스노드, 크립토퀀트 같은 기업이 유명하다. 국내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온체인데이터 분석 업체인 '크립토퀀트'의 데이터를 통해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고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시각을 넓혀보자.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예전부터도 산출 가능했지만 최근 들어 더 주목받고 있는 수치다. 기관들이 코인시장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면서 기관들이 주로 활용하는 코인베이스의 가격이 의미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2020년 말 2만달러, 3만달러, 4만달러를 연달아 돌파하던 시기에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지속적으로 50달러 이상으로 유지됐던 게 그 증거다. 공교롭게도 코인베이스프리미엄은 지난 5월 2일 이후 줄곧 마이너스값을 유지하고 있다. 코인베이스프리미엄은 6월 14일 현재 -0.04%다. 벌써 45일 연속 마이너스값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정도로 오랫동안 마이너스값을 유지한 건 2019년 1월 25일에서 4월 1일까지 약 두 달 남짓 이후 처음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저점 횡보를 한 뒤 4월 1일부터 약 세 달간 반등했다. 당시에도 플러스 전환한 뒤 줄곧 상승세가 이어졌다. 긴 마이너스값 유지 뒤 플러스로 전환되는 시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통상 SOPR가 1 이상이면 상승장으로 간주된다. aSOPR는 SOPR에서 1시간 미만의 단기 트랜잭션을 무시한 지표다. 개미투자자들에겐 장기적 관점의 aSOPR가 더 도움이 된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aSOPR는 강세장이 시작되기 직전에 1 아래로 떨어진다. 최근 1년간 aSOPR는 지난해 6월 25일 0.875를 기록하며 순간적으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후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까지 135% 상승했다. 현재 aSOPR는 0.897이다. 이미 aSOPR 수치가 많이 떨어진 셈이다.
최근 5년간 MVRV가 1 이하였던 시기는 2018년 11월에서 2019년 4월, 그리고 2020년 3월 12일에서 18일 사이다. 당시 두 지점 모두 비트코인은 역사적인 저점을 기록했다. 지금의 MVRV도 2020년 3월(0.90) 이후 2년 만에 최저점인 0.96 수준이긴 하지만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것이 안전하다.
역사적으로 NUPL이 0.7 이상일 때 비트코인은 고점에 가까웠다. 반대로 -0.2 이하일 땐 바닥에 근접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NUPL은 0.63에 달했고 지난해 3월에도 0.7에 도달했다. 두 지점은 지난해 NUPL이 고점이었던 두 개의 지점이다. 실제 비트코인도 이때 고점이었다. 현재 NUPL은 -0.04 수준이다. 이는 거의 저점에 도달했다는 말과 같다. NUPL이 0.45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점이었던 지난 4월 1일보다는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온체인데이터는 만능 데이터는 아니다. 주로 큰손인 '고래'들의 움직임 위주로 시장 흐름을 읽어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보는 경향이 있다. 단기적으로 투자할 땐 온체인데이터를 참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거래소 내부 지갑끼리의 거래를 뜻하는 '마켓 데이터'는 파악하지 못하는 점도 단점이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론 장기적 흐름에서 온체인데이터는 힘을 내어왔다. 크립토퀀트 관계자는 "코인 가격 급등과 급락, 그리고 장기 추세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는 온체인데이터 적중률이 높다. 여러 온체인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코인 투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최근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