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가운데 한강 남쪽에는 9곳이 이름을 올렸다. 흔히 말하는 '강남권' 핵심 입지에선 포함된 후보지가 없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존 정비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입지 등을 감안하면 눈여겨볼 만한 후보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한 지역은 마천5구역(송파구 마천동 93-5 일대), 당산동6가 사업지(영등포구 당산동6가 104 일대), 천호A-2구역(강동구 천호동 461-31 일원)이다. 기존 뉴타운, 신도시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거나 탄탄한 직주근접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마천5구역 사업성이 주목받는 이유로는 이 일대가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서 유일한 뉴타운인 거여마천뉴타운 사업지였다는 점이 꼽힌다. 이 일대는 위례신도시와도 인접해 있다. 마천1구역은 최근 송파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며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었고, 마천2구역은 탈락하기는 했지만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에 지원했을 정도로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거여2-1구역에 공급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은 1순위 청약(2019년 9월) 당시 429가구 모집에 2만3565명이 몰리며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분양가가 8억8400만~8억9700만원으로 책정된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6월 15억9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지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분양가 대비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마천역과 5분 거리에 위치한 지역"이라며 "교육환경은 다소 미흡하지만 토지 등 소유자가 1108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에 양호한 편"이라고 밝혔다. 박준표 포애드원 본부장은 "후보지 가운데 세 번째로 면적이 크다"며 "거여마천뉴타운, 위례신도시와 가까워 새로운 주거타운으로의 기대감이 높은 지역"이라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의 당산동6가 사업지와 강동구의 천호A-2구역도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산동6가 사업지는 3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이 쉽게 눈에 띌 정도로 노후 주택이 밀집된 곳이다. 서울시는 이곳에 626가구 규모 신규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단독주택, 빌라 등이 대거 들어선 이곳은 신통기획 후보지 중에서도 입지만큼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다. 서울 지하철 2·9호선 당산역과 가까운 '더블 역세권'일 뿐만 아니라 서울 3대 업무지역으로 이동도 용이하다. 여의도 상권과도 가깝고 한강과 맞닿아 있어 '한강뷰'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여의도 인접성, 한강 조망권 등 다양한 호재가 있는 입지로 새 아파트 건립 후 미래 가치가 높을 것"이라며 "당산역 역세권으로 교통환경이 뛰어나고 한강시민공원 이용도 편리해 정주여건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변수는 인근에 이미 들어선 아파트 단지다. 사업지 맞은편의 1995년 입주가 이뤄진 래미안당산1차(348가구)는 20층 높이다. 당산동6가 사업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일부 가구는 층수에 따라 '한강뷰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천호A-2구역은 천호동 일대 재개발 지역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천호동 일대 재개발 사업은 지하철 5·8호선 천호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천호1구역은 2024년 9월 완공을 목표로 999가구 규모 '강동밀레니얼 중흥S-클래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천호2구역에선 188가구 규모 힐데스하임천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천호3·4구역 역시 이주·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인근 천호3-2구역(천호동 397-419 일대)이 신통기획 정비구역 지정 심의를 통과한 첫 사례 지역으로 선정되는 등 일대에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천호A-2구역이 다른 사업지보다 한강과 가까워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한강공원을 이용하기 편하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천호동은 이전부터 강남과 가까워 입지가 뛰어났지만 상업·주거지역이 혼재돼 노후 지역이라는 이미지로 저평가를 받았다"며 "천호3-2구역은 한강 및 천호재정비촉진지역과 인접해 향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통기획 1차 후보지 가운데 직주근접성이 우수하거나 향후 교통환경 개선이 예고된 지역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 대표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신림7구역(신림동 675 일대)을 유망한 지역으로 꼽았다. 과거 도시재생구역으로 지정됐던 이곳은 이번 신통기획을 통해 민간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 일대는 교통환경이 열악한 탓에 지하철 2호선 신림역까지 이동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던 교통 인프라스트럭처는 난곡선(관악구 난향동~동작구 보라매공원) 신설역 개통과 함께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된 난곡선은 2026년 개통될 예정이다. 신림선 경전철 개통과 함께 일대 부동산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난곡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고 대표는 "이 일대는 난곡선 난향초역(예정) 역세권일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이 우수한 편"이라며 "대상 용지 면적 대비 토지 등 소유자의 수도 756명으로 양호하다"고 밝혔다.
구로구에 위치한 가리봉2구역(가리봉동 87 일대)은 직주근접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일대는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과 가까운 초역세권이다. 7호선을 이용해 세 정거장을 지나 보라매역에서 환승하면 신림선을 이용해 여의도 일대로 이동할 수 있다.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불리는 가산·구로디지털단지 일대가 서울시 최대 융·복합 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인 만큼 직주근접성 평가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구로동, 금천구 가산동 일대 192만2261㎡에 대해 한국수출(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계획 변경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G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이 일대는 가산업무지구, 구로업무지구가 위치해 주택 수요가 풍부한 반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라며 "구역 위치에 따라 가산디지털단지역, 남구로역 이용이 용이하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