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검찰 수사가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민주당 의원을 직접 겨냥해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모양새입니다.
자세한 내용 법조팀 오지예 기자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백운규 전 산업부장관 영장 심사 결과, 오늘 밤 늦게나 나올텐데, 오 기자는 어떻게 보나요?
【 기자 】
네, 검찰은 이미 백운규 전 장관의 '판박이'사건인 '환경부 블랙리스트'라는 예방주사를 맞았습니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청와대와 공모해 환경부 산하기관장 교체를 시도했다는 혐의로, 올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죠.
그런데 3년 전 영장심사에서는 기각된 바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은경 / 전 환경부장관(지난 2019년 3월)
- "네, 앞으로 조사 잘 받겠습니다."
당시 법원은 김 전 장관이 퇴직해 관련자와의 접촉이 쉽지 않은 점, 또 인사 수요 파악으로 감안할 때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본 건데요.
검찰이 이런 점을 감안해 증거와 진술을 확보했을테니 영장 발부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긴 하지만,
김 전 장관처럼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어 방어권 차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 질문2 】
그런데 갑자기 검찰 수사선상에 민주당 박상혁 의원 이야기가 나와서 정치권이 시끄러운데,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네, 이것도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설명드리면요.
환경부 산하기관장에 청와대 추천 인사를 앉히기 위해, 청와대와 환경부 간 조율한 인물이 바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었죠.
검찰은 신 전 비서관의 역할을 박상혁 의원이 청와대 행정관 재직 당시 했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 질문2-1 】
그러니깐 박 의원이 청와대 대통령인사비서관실에서 근무하며, 산업부와 청와대 사이를 오갔다는 거네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뒤, 박 의원의 소환 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인데요.
백 전 장관의 영장이 기각되면, 불가피하게 숨고르기를 해야 돼 수사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반면, 영장이 발부되면 박 의원 조사 뒤, 기소 여부에 따라 당시 대통령인사비서관 등 윗선 조사까지 확대될 수 있고요.
앞서 환경부 블랙리스트는 신 전 비서관 윗선 개입 여부는 밝히지 못했거든요.
【질문2-2 】
여기에 문재인 정부 여성가족부 마지막 전 장, 차관이 검찰에 소환됐죠. 오 기자도 봤습니까.
【 기자 】
사실 주요인물의 소환 일정, 너무 궁금하지만 검찰청 출입문 앞에 하루종일 있지 않는 한 누가 드나드는지 알 수 없는데요.
피의 사실 공표에 해당되기 때문인데요.
다만 서울중앙지검이 정영애 전 장관과 김경선 전 차관을 상대로 최근 피의자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가부가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불법 지원했다는 혐의인데요.
여가부 측은 통상 정부의 공약 지원은 관행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검찰은 이를 토대로 지난 총선 과정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질문3 】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가요. 문재인 정부 인사에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피의자로 특정됐죠. 그럼 이제 곧 소환되는 겁니까?
【 기자 】
네, 요즘 서초동에서는 중앙지검과 수원지검 간 경쟁이 불꽃 튄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립니다.
이 두 곳은 바로 이재명 의원 관련 굵직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죠.
성남FC 후원금 논란, 변호사비 대납 의혹, 대장동 개발 의혹 등인데요.
관련 의혹과 고발은 난무하지만, 대선 일정 등으로 이 의원에 대해서는 서면 조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원과 중앙, 누가 먼저 이 의원을 소환하느냐가 관심입니다.
수사 실무를 담당하는 부장검사 인사가 이르면 다음주 예정됐는데, 관련 수사,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4 】
그럼 이번 수사를 하는 검찰, 결국 문재인 정부 윗선과 이 의원을 정조준하고 있네요.
【 기자 】
네, 앞서 보신 것처럼 정치 검찰, 보복 수사 논란으로 벌써 시끌시끌한데요.
한동훈 법무부장관 취임 전부터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나쁜 놈만 잡으면 된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인터뷰 : 한동훈 / 법무부장관 (지난 4월 후보자 당시)
-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하는것은 오직 범죄자 뿐입니다."
이후 취임하자마자 지지부진했던 사건이 쌓여있던 곳 위주로 원포인트 검사장 인사가 나고,
마침 모레(금요일)가 장관 취임 한 달인데, 백운규 전 장관의 구속 여부가 공교롭게도 전 정권 수사의 시험대가 된 모양새입니다.
또 3년 가까이 '캐비닛'에 묵혀뒀던 국무총리실, 과기부, 통일부 블랙리스트 본격 수사도 나선 모습입니다.
검찰은 각 부처의 수사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으로 상황 지켜봐야겠습니다.
【 앵커멘트 】
오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이재형
그래픽 : 김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