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잇 공해룡 이사의 반려견. [사진 제공 = 꼬잇] |
반려동물 전문 스타트업 인슈어 헬스케어 플랫폼 '꼬잇'을 운영하는 디지인의 공해룡 이사는 유전자 검사로 반려동물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이 기본 먹거리를 비롯해 건강 기능성 식품, 각종 미용 제품까지 질적인 측면에서 사람이 먹고 피부에 발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휴먼그레이드 추세로 가고 있지만 헬스케어(건강관리)를 접목한 시장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는 점을 지목한 것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100세 시대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삶을 지속하려면 헬스케어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공 이사는 피력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 소재 디지인 사무실에서 만난 공 이사는 세 자녀의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중 막내인 셋째는 입양해 맞게 된 2살 딸 반려견 비숑 프리제다. 공 이사는 2살 막내를 지칭할 때 '우리 아이'라는 표현을 쓴다. 반려견이나 반려묘 등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여기며 키우는 국내 반려인구는 자그마치 15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공 이사는 "미국에서는 반려동물 대상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고 알레르기나 염증을 일으키는 체질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서는 아직 이런 검사를 하는 체계가 일반화하지 않아 말 못하는 반려동물이 고통을 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가령 반려견에 건강식으로 먹이는 각종 채소나 닭안심살 같은 것이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말 못하는 반려견 입장에서는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런 만큼 반복되는 고통을 평생 감당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공 이사는 "사람도 이왕이면 좋은 곳에서 태어나길 원할 것"이라며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왕이면 반려동물 복지 등이 잘 갖춰진 선진국에서 태어난다면 유전자 검사 혜택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좀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반려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우리나라도 이같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힘을 줬다.
↑ 반려동물 전문 스타트업 인슈어 헬스케어 플랫폼 `꼬잇`을 운영하는 디지인의 공해룡 이사(오른쪽)와 직원. [사진 제공 =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
스타트업임에도 꼬잇 플랫폼을 이용하는 회원 수는 4만5000명이 넘고 플랫폼을 통한 펫보험 가입은 1000건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이 대략 860만 마리가 넘고 등록된 반려동물 중 펫보험 가입률이 약 1.3%라는 통계를 볼 때 광장히 고무적인 실적이다.
공 이사가 디지인 주상언 대표와 함께 선보인 반려견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슬개골 탈구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요술 프로그램(V-ray 치료기 + 수술의로금 제공)은 국내 최초다.
V-ray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도 받았다. 공 이사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 특허를 취득했다"며 "일본에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 이사는 일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마쿠아케'에서 V-ray 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V-ray는 가시광선을 이용해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량 증가를 통해 반려견의 슬개골 탈구 예방과 회복을 개선시키는 제품이다. 장치를 밴드에 부착해 반려견 다리에 감아주는 방식으로 치료를 돕는다. 지난해 11월 와디즈 펀딩에서 2919% 목표를 달성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 외에도 공 이사는 운영중인 꼬잇 앱으로 9가지 질환에 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반려동물 대상 소변진단키트 '미리해요'를 시장에 내놨다. 반려견의 피모 관리를 위한 미스트와 반려견의 문제 피부를 개선하는 크림도 출시해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제법 일고 있다.
공 이사는 국내 반려인구 1500만명 시대 반려동물 등록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려동물 등록률 미비로 개물림 사고 등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모호하고, 특히 유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반려동물 등록 활성화가 기본이 돼야 관련 제도나 정책 수립이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반려동물에 대한 등록제 확대, 표준 진료체계 도입 등을 주장했다.
이미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주인이 찾기 쉽도록 하고, 책임감 없이 유기하지 않도록 지난 2014년부터 반려동물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등록률은 4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운영 중인 반려동물 보유세 정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 이사는 "독일의 경우 1년에 14만원에서 77만원 수준의 반려동물세 부과를 통해 무분별한 반려동물 시장 확대를 억제하는 효과와 함께 반려동물 관련 보험 가입 의무화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76년생인 공해룡 이사는 보험사에서 20년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헬스케어를 접목해 국내 펫보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특히 꼬잇을 통하면 월 9900원 수준에 펫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동일한 보장으로 다른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펫보험 보험료의 절반 수준이다. 이를 통해 펫보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1.3%(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수준이다.
저렴한 보험료의 비결은 외국 재보험사에서 요율을 가져와 0~4세와 5~8세 체계로 펫보험의 보험료율을 단순화한 데 있다. 이를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에 제안했고, 해당 요율을 적용한 전용 펫보험을 꼬잇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꼬잇은 펫보험
공 이사는 향후 반려동물과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 펫보험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반려동물과 반려인에게 건강에 대한 유인을 제공하고 건강한 생활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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