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이닝도 연투도 다 좋다. 언제든 나갈 수 있다. 팀이 이길 수 있다면.”
KIA 타이거즈의 우완 구원투수 전상현(26)은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8홀드 평균자책 2.88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5승은 리그 다승 공동 8위의 성적이며, 홀드는 공동 9위에 올라 있다. 구원투수 구원승과 홀드로 리그 ‘TOP10’에 동시에 들어있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전상현이 올해 KIA 승리에 차지한 공헌도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KIA 불펜의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전상현을 만나 올해 선전의 이유와 목표를 들어봤다. 다음은 전상현과의 일문일답이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시즌 초반보다는 밸런스나 구위면에서 일단 좋아진 것 같다. 기록 부분은 항상 신경을 쓰고 있진 않다. 그냥 최대한 팀이 많이 이길 수 있도록 나는 그 역할을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대한 점수를 안 주고 내려오는 게 목표다. 딱히 신경쓰지 않았는데 올해는 운이 좋아서 승도 많이 올리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긴박한 점수차에 올라오는 상황이 많았다는 뜻인데. 더 신경쓰는 부분이 있을까
예전부터 그렇게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없었다. 지금 타자들이 워낙 컨디션도 좋고,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좋아서 등판 상황이 많이 나온다. 항상 매 경기마다 던질 거라는 준비를 미리 하고 있고, 그런 마음가짐과 태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이런 전상현을 두고 “이전에도 클로저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배짱과 책임감을 갖고 경기를 할 줄 아는 선수”라고 높이 평가하며 “지금 자기 몫을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의 믿음이 굳건하다
내가 초반에 좋지 않았을때도 서재응 코치님과 김종국 감독님께서 많이 믿어주셨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믿고 써주셔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왜냐면 시즌 초 엄청 안 좋았을 때도 ‘끝까지 자신감 잃지 말라’고 말해주시면서 항상 믿어주셨다. 그래서 나도 ‘편안하게 생각하자’라고 마음먹고 부담을 내려놨다.
음.
내 자신이 ‘너무 잘해야 겠다’는 그런 욕심이 조금 컸던 것 같다. 그걸 내려놓고 하다보니까 오히려 밸런스나 구위가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 사진=김원익 기자 |
솔직히 막 부담되고 이런 건 없다. 왜냐면 몸이 힘들고 이런 것도 없고, 팀이 워낙 잘 하고 있으니까 연투에 대한 불안감이나 부담이 없다. 최대한 많이 나가고 팀을 항상 이길 수 있게 하는게 내 역할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나가고 싶다.
필승조와의 호흡은 어떤 편인가
불펜에서 선수들이 경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분위기나 이런 것도 엄청 좋다. 워낙 다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조금 더 단단해지고 좋아진다면 올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구원투수들은 구원승이 ‘보너스’라는 표현을 하긴 하지만 워낙 페이스가 좋다
(웃으며) 개인 최다승이 2승인 걸로 알고 있는데 올해는 벌써 5승을 해서 코치님들이 좋은 뜻으로 ‘이제 선발투수냐’라고 많이 놀린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엄청 좋았던 것 같다. 내가 잘했다기보단 등판했을 때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고 역전을 시켜서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10승과 30홀드 중에 선택하라면 어떤 것을 더 갖고 싶나
(잠시 고민하다) 솔직히 그렇게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수치보단 일단 무조건 가을야구를 하고 싶은게 목표였다. 개인적인 목표는 솔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그래도 10승보다는 30홀드가 좋지 않을까?
▲30홀드가 팀 승리에 더 많이 기여하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승리와 홀드 모두 다 좋겠지만, 그래도 홀드 상황이 더 많이 나오지 않겠나. 뭐가 됐든 팀이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개인 성적은 팀 성적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하니까 특별히 욕심은 없다.
▲올해가 KIA의 가을야구와 우승의 적기라는 의견이 많다.
확실히 분위기가 다른 것 같긴 하다. 20년도에도 분위기가 좋다가 떨어지고 그랬는데 올해는 좀 더 ‘해낼 수 있다’는 그런 자신감이 많고 팀 분위기가 정말 좋고, 다들 잘하고 있으니까 조금 더 노력하면 엄청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 과거와 비교해 안정감이 더 늘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꼭 해보고 싶긴 하다. 매년 항상 하고 싶었던 게 가을야구에서 던지는 것이 꿈이자 목표였다. 여태 한 번도 못해봤다. 입단한 드래프트 동기들이 가을야구를 하는 걸 항상 TV로만 봐서 부럽기도 하고, ‘저기서 던지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이런 상상도 많이 했던 것 같다. 올해는 TV로 보는게 아니라 실제로 꼭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각오를 듣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처럼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수원=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