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 무인 셀프 사진관. [최아영 기자] |
네 컷의 즉석사진을 찍을 수 있는 무인 셀프 사진관이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간편하게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인화해 간직할 수 있어서다.
↑ 무인 셀프 사진관 포토 부스 내부. [최아영 기자] |
한 무인 셀프 사진관을 들어가보니 메이크업을 수정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머리띠, 선글라스 등 소품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었다. 포토 부스 안에는 젊은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한 번 찍는 비용은 기본 4000원. 네 컷의 사진이 두 장 나와 친구와 나눠 가질 수 있다. 무인 셀프 사진관 안에는 여러 대의 포토 부스가 배치돼 있고, 사진사는 없다. 리모콘이나 셀프 타이머를 통해 직접 사진을 찍는 방식이다.
커튼을 열고 들어간 포토 부스에는 카메라와 조명, 모니터만 있었다. 모니터에서 프레임과 필터를 고른 뒤 촬영을 시작했다. 5분도 안 돼 즉석 사진이 나왔다. 사진과 함께 출력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사진 찍는 과정이 녹화된 영상을 휴대폰에 저장할 수도 있다.
이곳에서 만난 20대 김모씨는 "20번 정도 즉석사진을 찍었다"며 "저렴한 가격에 고화질의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 출처 = 인생네컷 SNS] |
2000년대 유행했던 스티커 사진처럼 사진에다 글씨를 쓰거나 스티커를 붙이는 등 포토샵 기능은 없지만, 2030세대들은 그 순간의 모습을 추억으로 남긴다는 것에 주목한다.
40장가량의 즉석사진이 있다는 20대 류모씨는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편"이라며 "휴대폰 사진은 삭제할 수도 있지만, 인화된 사진으로는 추억을 진득하게 회상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우모씨는 "여행지에서는 지역 이름을 넣은 'OO네컷'을 꼭 찍는다. 휴대폰으로 찍는 사진과는 느낌이 다르다"며 "수많은 추억 속 방점이 된다. 사진을 인화해서 소장한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셀카를 넘어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간직한다는 하나의 '의식'으로 보인다"며 "평범함을 거부하고 즉석 사진을 찍으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