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의 투표 결과와는 반대로 1위 대신 2위 득표자가 총장에 선임되면서 학교가 시끄럽습니다.
이사회 면접에서 투표 결과가 뒤집힌 걸 두고 학교 측의 해명대로 법적인 문제는 없다지만, 총장 선임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정황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보M, 홍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검은색 옷을 입고 모자를 쓴 성신여자대학교 학생 180여 명이 운동장으로 모였습니다.
새 총장으로, 학생과 교원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가 아닌 2위 득표자가 결정된 것에 반발하며 학교 측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현장음)
"전체학생총회 요구안 수용하라!"
"수용하라! 수용하라! 수용하라!"
▶ 인터뷰 : 김지원 / 성신여대 총학생회장
-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나와야 할 것이고, 이사회의 사과와 총장 선임자의 사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신여대 이사회는 교내 투표를 거친 1, 2위 득표자 가운데 한 명을 면접을 통해 총장으로 결정합니다.
이 절차에 따라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은 이 모 교수가 면접을 거쳐 새 총장으로 정해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최종 면접이 있기 전 학교 법인의 사무국장과 2위 득표자인 이 모 교수 등이 모여 "이 교수가 총장으로 선임되면 반발할 학생들을 자제시키야 한다"는 대화가 오간 정황이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당시 함께 있었던 법인 사무국장은 사적인 대화를 나눈 것뿐이라며 선임 절차에 직접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학교 측은 후보들의 공약 등을 검토해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이사장은 입장을 밝히길 거부했습니다.
1위 득표자인 성 모 교수는 법원에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와 총장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 인터뷰 : 표영희 / 성신여대 총동창회 대표 대행
- "구성원에 대한 설득도 없이 이사진들이 하루에 단 몇 시간 회의를 거쳐 선임한 것에 대해서 저희 구성원들 특히 학생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예정돼 있던 현 총장의 이임식은 시위로 취소됐고, 차기 총장 취임식은 날짜를 잡기도 어려워졌습니다.
▶ 스탠딩 : 홍지호 / 기자
- "반민주주의적 행태라는 학생들과 총동창회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학교 측이 새 총장 선임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이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