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경·신한카드 빅데이터 보고서 (下) 주거지·오피스 상권 ◆
28일 매일경제신문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전체 창업자 중 주거 밀집지역 창업 비중은 2019년 26.5%에서 2020년 29.5%까지 늘었다. 2020년 창업한 자영업자 10명 중 3명은 동네 장사를 노린 주거지역에 가게를 열었다는 의미다. 2019년 29%를 차지했던 동네상권 폐업률도 2020년에는 23.8%로 뚝 떨어졌다.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상무는 "2020년은 폐업한 자영업 가맹점이 53만6000곳에 달할 정도로 경기가 어려웠는데, 주거지 상권에서는 더 많이 창업하고 덜 폐업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이는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 근처에서 돈을 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주거지 상권 17곳 4분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가장 회복이 빠른 곳은 고덕역과 옥수동이었다. 고덕역은 전년 대비 2021년 매출이 35% 늘었고, 옥수동도 같은 기간 24% 증가했다. 목동은 목4동(3%)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전년 4분기 대비 2021년 매출이 두 자릿수(15~23%)나 증가했다. 개포1동은 2020년에도 매출이 주요 주거지 중 유일하게 3% 증가하더니, 작년에는 16% 늘어나며 코로나19 방어 효과를 증명했다.
반면 같은 주거지 중에서도 행당, 길음, 상계 상권은 계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행당은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10%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에도 4% 하락했다. 길음은 2020년 매출이 9% 줄었고, 작년에도 8% 뒷걸음질했다. 상계도 2019년 대비 2020년과 2021년 각각 3%, 1% 감소했다.
오피스 상권은 2020년 큰 폭으로 침체했다가 작년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국내 대표 오피스 상권들은 2020년 직격탄을 맞았다. 전년 4분기 대비 2020년 4분기 매출을 보면 서울시청이 35%, 광화문이 25%, 테헤란로가 24%나 줄었다. 을지로입구가 21% 감소했고, 국회의사당과 여의도도 각각 20%, 19% 떨어졌다.
다만 작년부터 사무실 상권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데이터로 입증됐다. 2020년 매출이 급감한 반사효과로 작년에는 비교적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년 4분기 대비 작년 4분기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서울시청으로 32%나 올랐다. 광화문이 29%로 2위, 여의도가 25%로 3위였다. 테헤란로도 17% 늘어나며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을지로입구는 5% 증가하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더디게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폐업 가맹점 중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상권 비중은 2019년 13.4%에서 2020년 16.7%로 급증했다. 2021년에도 15.5%를 차지했다. 창업은 2020년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길어진 코로나19를 버티지 못하고 2021년 다
장 상무는 "오프라인 소비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소비자거리지수(CDI)와 주요 상권의 매출 데이터를 결합하면 자영업 현황을 훨씬 더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서 "CDI를 더욱 고도화하고 지방 상권까지 분석 폭을 넓혀 자영업 대책을 고민하는 정부와 예비 창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통찰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