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스템임플 직원·가족 공모 송치…범죄수익은닉 혐의

재무팀 직원 2명도 방조 혐의로 송치
오스템임플 회장·대표이사는 '혐의없음'으로 판단, 불송치

↑ 오스템임플란트 / 사진=연합뉴스

2천억 원대 횡령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45) 씨와 그 가족 4명이 횡령금 등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추가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또한 이 씨가 자신의 개인 계좌로 회삿돈 1,400억 원을 송금하도록 한 지시를 받고도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 직원 2명도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서울 강서 경찰서는 오늘(28일) 이 씨와 이 씨의 아내·여동생·처제 부부 등 총 5명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이날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지난 1월 14일 구속 송치 당시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만 검찰에 넘겨졌으나 이번 경찰 결정으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현재 이 씨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재직하며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회사 자금이 들어있는 계좌에서 본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2천215억 원을 15차례에 걸쳐 이체한 뒤 개인 주식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 가족들은 이 씨가 횡령금으로 매입한 680억 원 상당의 금괴 855개(855kg)를 옮기거나 돈을 찾아오는 데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이 씨의 아버지와 배우자, 여동생의 주거지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이 씨의 아버지 집에서 1kg 금괴 254개를 회수했습니다. 이는 이 씨가 횡령금으로 사들인 금괴 855개 중 일부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이 씨는 횡령금을 이용해 75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아내와 처제 명의로 매입하고, 소유하던 상가 건물을 부인과 처제에게 각 한 채씩 증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가 수사망을 피해 잠적해있던 건물 역시 부인 명의였습니다.

이에 경찰은 이 씨 가족들이 이 씨와 횡령을 공모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휴대전화 포렌식 등도 진행했으나 관련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월 경기 파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씨 부친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습니다.

아울러 경찰은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 직원 2명이 이 씨의 횡령 범행이 문제가 될 것을 알고도 이를 묵인해 방조했다며 업무상 횡령방조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해당 사건 횡령 범행에 연루된 의혹으로 고발당한 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이사의 횡령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습니다.

또한 회사의 횡령 피해액 1천880억 원을 전부 회수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이 씨의 주식 투자 손실 때문으로 추정되며, 검찰이 회사 측에 돌려준 금괴 855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몰수·추징 보전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 이 씨의 횡령은 단독 범행"이라며 "가족들과 임직원들이 횡령 공범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