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32일째인 2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과 관련, 러시아와 타협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언론인과 러시아어로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타협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같이 말했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최근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에 대해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발 물러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또한 논의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가 제삼자에 의해 보장돼야 하며 '국민투표'를 통해 경정돼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크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가 요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에 대해서는 "이를 고집할 경우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협상을 지연시키고 갈등을 길게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을 향해서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만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터키에서 5차 평화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단 구성원인 다비드 하라하미야 집권당 대표가 SNS를 통해 "오는 28~30일 터키에서 대면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 협상 대표단은 오프라인 회담이 29~30일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터키 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날 통화했으며, 두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단이 이스탄불에서 회담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터키 대통령실도 회담 개시일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화요일(29일) 회담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대표단은 협상을 통해 민간인 대피를 통한 인도주의적 통로 설치 등에 합의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
그러나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문제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 인정 등 영토 문제에서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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