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사형' 확정된 20대…무슨 죄 지었나 보니 마라톤 결승점에 폭탄 설치

↑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폭탄을 터뜨려 26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테러범에 대해 9년 만에 사형이 확정됐다.
뉴욕타임스, CNN 등 외신은 4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대법원이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주범인 조하르 차르나예프(28)에 사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는 2013년 4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개치된 마라톤의 결승점에서 폭탄 2개가 터져 3명이 사망하고, 260명 이상이 다친 사건이다.
이 테러는 타메를란 차르나예프, 조하르 차르나예프 형제가 저질렀으나 형인 타메를란은 테러 직후 경찰과 대치하다 총에 맞아 숨졌다.
매사추세츠 지방법원은 2015년 5월 1심에서 차르나예프에게 대량살상무기 사용과 음모, 대학 내 경관 살해 등 30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고, 그중 6개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2020년 7월 보스턴 제1고등법원은 1심 재판부가 편견 가능성이 있는 배심원들을 못 걸러내 재판이 공정하지 못한데다 숨진 형 타메를란이 연루된 별도 범죄에 대한 특정 증거를 배제했다며 사형 선고를 뒤집고 종신형으로 감형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2심 판결을 강하게 비난했고, 법무부는 곧바로 상고 절차를 밟았다.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정부의 상고를 수용하면서 판결이 또다시 뒤집힐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고, 결국 이날 사형 선고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테러범 차르나예프가 미국 수정헌법 6조에 따른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 데다 별도 범죄에 대한 특정 증거를 배제한 것은 잘못이라며 종신형으로 감형한 고등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형제 폐지를 지향하는 만큼 사형이 실제로 집행될지는 미지수다.
메릭 갈란드 미 법무장관은 지난 7월 법무부가 사형 관련 절차에 대한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미 연방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법무부가 집행을 재개한 2020년까지 17년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1927년 이후 사형된 50명의 수감자 중 4분의 1 이상이 트럼프 행정부 당시 사형 당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