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친구끼리 쉽게 하는 말입니다. 기자도 얼마 전 지인에게 이 질문을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요새 암호화폐 투자를 하냐'는 질문이었는데, 그냥 '비트코인'이란 단어로 통칭된 거죠.
그도 그럴 것이 암호화폐 시장은 대장주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이 아닌 암호화폐 '알트코인'으로 나뉩니다. 같은 코인인데도 비트코인을 화폐 단위(BTC)로 써서 알트코인 매매가 가능할 정도니까 비트코인이 가히 암호화폐의 기준이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란 뭘까요. 블록체인, 가상자산, 암호토큰…비슷한 이미지의 단어들이 머릿속을 멤돌기만 할 뿐 쉽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잘 모르고 덤비면 당하기 십상인 법, 암호화폐 시장에서 '쪽박'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개념을 집고 넘어갈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아주 오래 전으로 돌아가 본다면 인간의 첫 경제 개념은 '물물교환'이었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내어 주고 필요한 것을 얻는 것. 상호적인 경제 시스템인 거죠. 오늘 저녁으로 먹고 싶은 생선을 친구가 갖고 있다면 내가 갖고 있는 고기와 바꾸는 겁니다. 서로 교환하고 싶은 물건이 많아지면서 시장이 생겼고, 왁자지껄한 시장에서 셈법이 복잡해지자 쉽게 교환하기 위해 조개껍데기란 화폐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쉬운 생산은 가치 하락을 일으킵니다. 화폐로 쓰인 조개껍데기도 마찬가지죠. 구하기 쉽다 보니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정한건데, 사냥을 하거나 곡식을 기르지 않고 모래사장으로 가 조개만 캐서 시장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생긴 겁니다. 화폐로서의 조개껍데기 가치는 훼손됐습니다. 그래서 화폐는 교환 가치는 있으면서 위조는 불가능해야 합니다.
가치가 높고 위조는 불가능하단 점에서 금은 최고의 화폐입니다. 많은 연금술사가 금을 만들어 보려 했지만 실패했으니까요. 하지만 금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동성이 너무 떨어진단 겁니다. 금은 무겁기 때문에 들고 다니면서 거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파트를 사기 위해 부동산에 직접 금을 들고 간다고 상상해 보세요. 결코 걸어서는 몇걸음 떼기조차 힘들 겁니다.
금의 단점을 보완해 각국 정부는 직접 만들어 가치를 인증하고 사회적으로 약속한 법정 화폐를 내놓습니다.
법정 화폐에도 단점은 존재합니다. 화폐 가치를 보장하는 정부가 흔들리면 법정 화폐의 가치도 함께 흔들린단 겁니다. 자칫하면 전세계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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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에는 정보를 저장하는 단위인 '블록'에 고리 모양의 '체인'을 계속 연결하는 정보 분산 기술이 쓰이기 때문에 누군가 임의로 특정 블록을 훼손하거나 조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암호화폐 역시 위조가 불가능합니다. 암호화폐로 불리는 것도 블록체인 기술로 암호화 됐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는 미래의 대체자산 중 하나로 꼽힙니다. 과거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한순간에 고꾸라진 것을 목격한 사람들이 전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최신 정보기술(IT)로 만들어 낸 대안이기도 합니다. 전세계 금융시장에 공포가 드리우면 암호화폐 가치가 상승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암호화폐는 기존 화폐와 달리 실물이 없기 때문에 가상화폐라고도 합니다. 다만 온라인게임 등에서 쓰이는 게임머니도 가상의 세계에서 쓰이는 가상화폐이기 때문에 암호화폐가 더 적확한 표현이긴 합니다.
암호화폐는 기업에겐 새로운 투자처이자 자금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이슈가 됐던 위메이드 상황을 살펴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회사가 커지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것처럼 암호화폐도 암호화폐공개(ICO)가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만든 코인을 시장에 내놔 사고팔 수 있게 하는 건데 기업이 암호화폐를 발행해 전용 거래소에 내놓습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부당한 사적이익 편취를 우려로 금지됐기 때문에 해외에서 암호화폐를 발행해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식이 주로 쓰입니다.
게임 회사인 위메이드는 위믹스란 암호화폐를 자체 발행한 뒤 지난 1년여 동안 1억800만개의 위믹스를 현금화했습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2271억원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위메이드는 이렇게 얻은 자산으로 각종 인수합병(M&A)에 성공했습니다. 국민게임 '애니팡' 제작사인 선데이토즈를 올해 초 1367억원에 샀고 빗썸 운영사인 비덴트의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 위메이드 로고 |
위메이드는 암호화폐를 만들어 투자 자금을 조달한 국내 첫 사례입니다. 이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회사가 주식을 발행하는 것처럼 암호화폐가 기업에게 새로운 자금확보 수단이 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사기업이 한국은행도 아닌데 '발권'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회사가 보유한 위믹스를 대량으로 팔면서 위믹스 가격이 떨어져 개미 투자자가 손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증권시장에서 주식 물량이 쏟아지면 주가가 하락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생계태 조성 등을 위해 넷마블, 컴투스를 포함한 국내외 IT기업들은 앞다퉈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하거나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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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 투자전략가팀은 금보다 변동성이 4배 높다며 비트코인의 적정가를 현 시세보다 10% 이상 낮은 3만8000달러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금 대비 변동성이 3배 수준으로 좁혀진다면 적정가는 5만달러 수준이란 게 JP모건의 분석입니다.
또한, 글로벌 금리 인상에 비트코인이 예전만큼 폭발적으로 반등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각에선 기대심리도 여전합니다. 실적 시즌을 맞아 미국 기업들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유동성이 풍부해지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오는 2026년이면 비트코인이 주류 자산으로 자리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고, 일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비트코인 저점매수에 나서는 상황입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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