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년 만에 마련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꼽았습니다.
최근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정부가 대립했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 부동산 정책 실패 '공급 부족' 탓…첫 언급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10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질문이 나오자 사과했습니다.
지난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사과한 데 이어 또 고개를 숙인 겁니다.
다만, 이번에는 임기 6개월을 남기고 가장 아쉬운 건 부동산 문제라며, 처음으로 실패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지나고 생각하니 주택공급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2·4대책이 조금 더 일찍 시행됐더라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2·4부동산 대책은 2025년까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83만 6,000가구를 신규 주택으로 공급하고, 이 중 80%(약 67만 가구)를 분양 아파트로 내놓는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 "지금은 가격 안정세"…차기 정부 부담 최소화 노력
다만, 문 대통령은 역대 정부보다는 주택 인허가와 입주 물량이 많았고, 공급 계획 물량도 충분해 최근 부동산 가격은 안정세라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하락 안정세까지 목적을 두고 있다"며 "다음 정부로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내각 판단 신뢰"…전 국민 재난지원금 반대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한발 물러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최근까지 여당과 정부가 대립했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원에 대해서는 "내각의 판단을 신뢰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재명 후보가 아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 '돌파 감염 메뉴얼 부족' 사과…3차 접종 강조"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돌파 감염에 대해 "보건 당국이나 보건소에서 뭔가 매뉴얼이 있어서 '이렇게 대응하면 됩니다'라고 잘 알려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3차 접종을 더욱 빠르게 하는 게 필요하다"며 "3차 접종까지 다 이뤄지고 나면 돌파 감염의 사례는 현저하게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먹는 치료제'에 대해서는 40만 명분을 선구매 계약 체결했다며 "늦어도 내년 2월에는 들어올 계획"이고 "시기를 앞당기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시행 중인데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 '거리두기 강화'로 선회할 수 있다며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 300명 온.오프라인 패널과 소통…성적표는
즉석에서 의견을 내고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
서른 개 가까운 질문에 답하며 2년 만에 직접 국민과의 소통에 나선 문 대통령이 임기 말 나빠진 여론을 환기시키고 다시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할지, 그 성적표에 관심이 쏠립니다.
[ 송주영 기자 ngo9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