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단위 이익 내는 기업들 (上) ◆
↑ 11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올해 연간 세전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는 증권사는 5곳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환 기자] |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사가 올해 무더기로 세전이익 1조원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 증권사들은 '스노볼 효과'를 통해 자본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증권만이 세전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금융 시장은 사상 초유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자본력 우위를 점한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기업금융 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증권사의 성장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9개 증권사는 상반기까지 세전이익(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7조82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내 증권사 세전이익이 3조2232억원이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 119.7% 폭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세전이익이 1조원 이상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27개사에 불과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식 투자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증권사들은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는데, 올해 들어서도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법인세를 차감한 당기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5조2162억원에 달했는데, 같은 기간 국내 은행(특수 은행 제외)의 당기순이익은 6조752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연간 기준으로 국내 은행은 당기순이익 10조77억원을 기록했는데,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4조8697억원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증권 업계가 급성장할 수 있는 것은 공격적인 영역 확장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들어 직접 자산 트레이딩을 통해 거둔 운용 수익 비중은 13.8%에서 21.6%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업계가 과거 외국인 투자 자금 흐름에 따라 휘둘리던 '천수답 증시'에서 벗어나 '글로벌 큰손'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 분기 대비 3% 감소하고 거래 일수까지 줄어들어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전망"이라면서도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도 증권사 실적은 예상보다 17%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증권 업계가 사업 영역을 급격히 확대하면서 고용 또한 크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 59곳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임직원 수는 3만8248명이다. 증권사들은 2017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고용을 늘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도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권은 고용을 줄이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은 임직원 8만2739명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올 2분기 7만9818명까지 줄였다. 5대 시중은행에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