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페미니즘 논란·윤석열 발언 등 여파
지난 4·7 재보궐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비등한 수준이던 국민의힘의 여성 지지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4월 13~15일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서 국민의힘의 여성 지지율은 29%로 민주당(31%)과 2%포인트 차이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이 격차가 15%포인트로 확대되면서 여성 지지층에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하락세는 7월 셋째 주 여론조사부터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6~8일 조사 결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여성 지지율은 30%로 같았으나 13~15일엔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하락했습니다. 이 시기 민주당은 35%로 오르면서 두 정당 간 격차는 7%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0~22일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25%, 민주당 35%로 10%포인트까지 벌어졌으며 가장 최근인 지난달 27~29일 조사에선 국민의힘 여성 지지율이 24%까지 떨어진 반면 민주당 여성 지지율은 39%까지 오르면서 격차는 15%포인트로 확대됐습니다.
여성 지지율이 급격한 변화를 맞은 것과 달리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남성 지지율은 3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체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28%로 민주당(35%)보다 7%포인트 뒤처졌습니다.
국민의힘의 여성 지지율이 하락세를 타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 ▲ 양궁선수 안산 페미니즘 논란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 등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앞서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하태경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하 의원이 남녀공동복무제를 공약하며 "임신·출산을 한 여성의 복무는 면제하겠다"라고 말한 것도 온라인상에서 많은 여성의 공분을 샀습니다.
더욱이 이 대표가 두 대권 주자들의 공약에 대해 "여성들을 적대시하는 것이 아닌 정부 효율화 측면의 문제"라고 이들을 옹호함에 따라 여성들의 반감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최근 2020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안 선수가 페미니즘 논란에 휘말린 것과 관련해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안 선수가 남혐 단어로 지목된 여러 용어들을 사용했던 것이 드러났다"면서 "이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에 있고 레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에 있다"라고 주장한 것도 안 선수에 잘못을 돌리는 뉘앙스라며 많은 질타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이 대표가 "양 대변인이 만약 여성 혐오 개념을 조금이라도 썼거나 거기에 대해 부적절한 인식을 갖고 있다면 제가 징계하겠다"면서도 "그런데 양 대변인은 여성 혐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 바가 없다"라고 두둔하자 이 점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됩니다.
여기에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 전 총장이 저출생 문제에 대해 "페미니즘이라는 게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도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구조적 여건이 너무 안돼서 생기는 문제"라고 발언한 것이 논란을 더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선을 넘었다. 이 정도면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는 굉장히 중대한 사안"이라며 "여성 전체를 적으로 돌렸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이 대표가 (젠더 관련 발언으로) 당 대표에 당선되는 재미를 본 것에 따른 후폭풍"이라며 "2030 남성에게 어필하고자 여성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전략"이라고 혹평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행보에 대해 "어차피 여성들은 정치적 목소리가 약해 정치적 목소리가 강한 20
한편, 국민의힘 측은 지난달 20대 여성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1%까지 추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표본 수가 적어 나타난 착시현상"이라며 "조사 샘플이 너무 적으면 수치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야 한다"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