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노무현과 문재인 '차이' 강조하며 선 긋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오늘(23일) 경남 봉하 대통령 묘역에서 추도식이 진행됐습니다.
'열두 번째 봄, 그리움이 자라 희망이 되었습니다'를 주제로 진행된 추도식에는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부겸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등 여야 지도부 등 7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김 총리는 추도사에서 “대통령에게 부끄러운 고백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의 열망과 달리 오늘 대한민국은 불신과 갈등이 어느 때보다 깊다. 작은 차이를 부풀리고 다름을 틀림으로 말하며, 우리와 너희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바보 노무현의 삶처럼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놓치지 않겠다”며 “국민의 가슴 속에 희망을 심는 정치가 될 수 있도록 항상 깨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2년째 봄을 맞은 오늘까지 노 전 대통령의 빈자리는 온전히 채워지지 않았다”며 “그분이 꾸셨던 꿈을 다 실현하려면 더 긴 시간 동안 더 많은 사람이 더 크게 노력해야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유 이사장은 “이제 노 전 대통령은 계시지 않지만, 그분이 계시지 않은 가운데도 노무현의 꿈은 계속 안고 간다”며 “다 이룰때 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추도식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과 주요 인사들이 대거 집결해 친노·친문 진영과의 세력 결집에 나섰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전직 총리 자격으로, 잠룡으로 불리는 김두관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전직 장관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묘역 참배로 오늘 방문을 대신한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오늘 "좀 더 개방적인 통 큰 소통과 진영논리를 넘어선 통합의 정신이 아쉬운 요즘 시점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그 뜻을 우리의 이정표로 삼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여야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 문제 등으로 대치하는 와중에 노 전 대통령 정신을 언급하며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강조한 겁니다.
김 대행은 오늘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문구가 새겨진 마스크를 낀 채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추도식 이후 묘역으로 이동해 참배와 헌화했습니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2주기를 맞아 애도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문재인 정권을 향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꿈꿨다"고 기억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그 분이 살아계셨다면, 공정이 무너지고 거짓과 위선이 판을 치는 현 정권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인사들은 자신들의 행적을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적어도 노 대통령은 지지층에게 욕먹을 용기는 있는 분이셨다. 노 대통령은 자신이 그동안 알던 시각과는 달랐지만, 대한민국이 먹고 살 길은 FTA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원 지사는 반면 "문 대통령은 척만 하는 대통령"이라며 "공정한 척, 정의로운 척, 어려운 사람을 위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반대로 움직인 정권이다. 가장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 정권"이라고 일침했습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